[바다이야기] 바다의 보물창고, '여(礖)' 그리고 '암초' > SNS속 이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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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대한민국 이어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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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이야기] 바다의 보물창고, '여(礖)' 그리고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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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972회 작성일 23-10-13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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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도여/이어 이어 이어도여/이어하는 소리만 들어도 나는 눈물난다/이어도 말은 말고서 가라/강남가는 해남길 보면/이어도가 절반이더라~~" 

            제주도민(정확히는 해녀삼촌)들 사이에서 구전돼오는 이어도를 그린 노동요(勞動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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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해녀의 노래-이어도사나, 사진: 제주의 소리] 



            우리 고어(古語)로 바다의 크고 작은 바위를 모두 '여(礖)' 또는 '이어'로 표현했습니다. 예를 들어, '든여'는 바닷물에 잠겨 있는 암초를 의미하고, '난여'는 물 밖으로 나와 있는 암초를 부르는 말이었습니다. 

            '고분여'는 숨바꼭질 하는 암초를 뜻했습니다. 또한, 예를 들어 '삼시세끼 만재도' 프로그램에서 홍합을 따러 가는 암초인 '고랫여'는 '고래+여'로 해석되며, 고래의 먹이가 모여 있는 곳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어도"의 이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하나는 '이어(離於)'를 순우리말을 한자로 음차한 것이라는설명하는 것이며, 또 다른 설에는 '이어(離於)'를 한자 그대로 해석하여 '떠난다'라는 의미로 사용되었으며,

             파랑도라고 불렸던 우리말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도 있습니다.

            제주 해녀삼촌들에게 '여'는 바다가 마련한 물밑 보물 창고라고 여겨집니다. 

            해여들이 활동하는 해안 마을마다 '여'는 제주의 바다 밑에 도란도란 자리 잡은 수많은 비밀스러운 존재 중 하나입니다. '여'는 단순히 바다 밑의 암초가 아니라, 이곳의 핵심적인 삶의 보호자이자 금고입니다. 

            옛날 제주에서는 미역이 금처럼 귀하게 여겨졌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미역을 채취하는 바다가 가정 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고, 이 대부분의 미역밭은 '여'에 위치했습니다. 

            한 해 동안 미역 수확을 하여, 집도 사고 밭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런 가정에서는 학자금 걱정 없이 자녀들을 키울 수 있었고, 바닷가에서의 풍부한 수확은 그들의 삶을 안정시켰습니다. 

            하지만 '여'는 단지 미역만이 아니라, 바다의 풍요로운 자원을 품고 있는 곳입니다. 해조류를 거둬오는 동안 여기에서는 전복, 소라, 문어, 성게 등 다양한 해산물들도 수확됩니다. 

            '여'는 바로 이 바다의 목장 같은 곳으로, 온갖 종류의 바닷물고기들이 서식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서귀포시 온평포구에서부터 시작하는 올레길 3코스에는 '생이여'와 같은 이야기가 전설로 남아있습니다. 

            생김새가 상여를 닮았다하여 그런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온평리 사람들은 '인물이 크려고 하면 상여에 실어 버린다.'는 속설이 정설처럼 주민들 머리에 각인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한창 크게 될 인물이 갑자기 죽고 만다는 것이죠. 사실, 마을 주민 가운데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몇 명 있었다고 합니다.

            생이여는 썰물 때는 밖으로 드러나고, 밀물때 물 속으로 들어가버리니, 마을 사람들이 그 여를 보고 물때를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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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해녀와 '여', 사진:디지털 조선] 



            온평포구에서 '태왁'을 짚고 15분 정도 헤엄치면 이곳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이곳에서 물질하지 않은 잠수가 없을 정도로 '잠수바당'으로 손꼽힙답니다. 

            '동팟할망' 이야기도 남아있습니다. 할망은 고래를 친구처럼 대하고, 고래들 또한 그녀를 좋아했습니다. 고래들이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도 두려워하지 않았고, 그녀는 고래들의 지느러미를 들춰보고 전복을 따왔습니다. 

            그러니 그 곳에서 따온 전복의 양은 어마어마하게 많아졌다고 합니다. '동팟할망' 이후로는 이곳에서 물질을 하는 사람 중에는 그녀의 실력을 능가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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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밖으로 보이는 '여' - 고흥군 동일면 백양리 '숨은여 암초', 사진: 한국섬뉴스] 



            '동팟할망'의 이야기처럼 '여'는 바다 보물의 저장고 역할을 하며, 제주의 여러 해안 마을역의 삶과 전설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이밖에도 '설운데기'와 '홀에미여'와 같은 다른 갯바위와 바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여'는 바다의 풍요로움과 신비로움이 공존하는 곳으로, 그 무엇도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의 무대입니다.


            1998년 기사에서는 이어도에 대해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이어도'는 제주도에서 11㎞ 떨어진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백52㎞ 떨어진 섬으로, 4.6m 해면 아래에 숨겨져 있으며 파도가 5m 이상이어야만 물 위로 나옵니다. 이어도 부근은 한반도로 올라오는 태풍의 70~80%가 지나가는 지역으로, 

            평균 수심이 낮고 물고기가 풍부해 어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르면, 물 위로 나오지 못한 암초는 해양관할권을 가질 수 없으며, 먼저 깃발을 꽂는 나라에 귀속됩니다. 



            한국은 이어도 부근에 대한 정밀 지질 조사를 실시하고 2층 구조물을 제작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이어도가 해면 위로 솟아오를 가능성을 고려하여 지반이 단단한 곳에 구조물을 세울 예정입니다. (지금의 이어도해양과학기지를 지칭하는 것이지요.) 

            중국은 이어도를 '쑤옌짜오, 蘇岩礁(번체)/苏岩礁(간체)'라고 부르는데, 이는 바로 이어도와 가장 가까이 있는 중국 대륙이 상해와 남경이 위치한 짱수성(江苏省)이기 때문에, 그 지명에서 苏자를 가져와 거기에 '암초(岩礁)'라는 단어를 붙여 만든 글자입니다. 

            즉, 중국어로는 '짱수성 근처에 있는 암초'라는 뜻이죠.

            실제로 '이어도'는 중국 땅에서 사람이 사는 곳을 기준으로 287km 떨어져 있으니, 지리적으로는 마라도에서 보다 두 배는 먼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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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과 한국의 거리-이어도, 사진:제주관광신문] 



            바닷속 '암초'를 '여' 또는 '이여'라고 부르던 우리 제주의 조상들은 거기까지 가면 인근 바다보다 더 많은 물고기와 해산물들이 있을 것이라고 단단히 믿었겠지요. 왜냐면, '여'가 바로 그런 보물창고니까요.

            혹자는 '독도'를 굳이 우리땅이라고 우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 집이 나와 내 가족이 매일 먹고, 자고 하는 공간이니, 굳이 남들에게 '우리 집'이라고 떠들며 다니지 않듯이, 아무말 안해도 '그냥 우리땅, 우리바다, 우리 섬'인에 더이상 무슨 할 말이 필요하냐는 것이죠. 

            저도 그 주장에 동의 합니다.  

            '이어도=이여도'는 아주 먼 옛날부터 제주 사람들이 좀 멀리 나가 그물을 풍성하게 하고자했던 '우리 바다'며 우리 여'였던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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