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13. 6. 18> 36종 장비 과학관측 데이터 무궁화위성에 24시간 전송 > 언론 속 이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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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2013. 6. 18> 36종 장비 과학관측 데이터 무궁화위성에 24시간 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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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0건 조회 1,787회 작성일 13-06-2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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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종 장비 과학관측 데이터 무궁화위성에 24시간 전송
            [중앙일보] 입력 2013.06.18 01:36

            기지 주변엔 중국어선들만 보여
            해양과학기지 10년 … 이어도 르포

               

            북위 32도07분22.63초, 동경 125도10분56.81초. 제주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49㎞ 해상에 36m 높이의 주황색 6층 철골 구조물이 우뚝 서 있다. 언뜻 보면 석유시추시설 같은 모습. 2003년 준공돼 올해로 만 10년을 맞은 한국의 ‘이어도 해양과학기지’다. 해류·유속 등을 측정하는 총 36종 68점의 과학관측장비가 24시간 측정 데이터를 무궁화위성으로 전송하고 있는 무인(無人) 과학기지다.

            이어도는 ‘도(島)’란 이름을 가졌지만, 섬이 아니다. 꼭대기가 수면 4.6m 아래에 있는 수중 암초다. 파도가 10m 이상 칠 때에야 간신히 섬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옛 제주 사람들에게 이어도는 ‘가면 돌아오지 못하는 곳’, 또는 ‘이상향(理想鄕)’으로 전해졌다. 쪽배를 타고 가다 이어도를 봤다는 건 곧 10m가 넘는 파도에 난파했다는 얘기다.

            이달 15일 제주 서귀포항에서 배를 타고 5시간을 달려 도착한 이어도 기지는 수십m 앞도 내다보기 힘들 정도의 해무(海霧)에 싸여 있었다. 5개 층 철계단을 힘겹게 올랐다. 꼭대기 헬기착륙장에 도착하니 ‘통통통…’, 짙은 안개 너머로 낡은 디젤엔진소리가 제법 요란하다. 틈틈이 중국어 말소리가 들리더니, 안개가 잠시 뒤로 물러나자 중국의 국기인 빨간색 오성홍기를 내건 중국 어선들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 해경의 1500t급 무장함정 1501호가 간혹 사이렌을 울리지만, 단속은 없다. 중국 어선이 이어도 기지로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뿐이다. 이어도 해역은 중국보다 한국이 더 가까운 곳이지만 한국 어선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찾아볼 수 없다. 중국 연안의 남획으로 어족자원이 말라버리자 중국 어선들이 이어도 어장까지 진출한 것이다.

            우리 어선들 수지타산 안 맞아 안 와

            이어도 해역은 한국과 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 서로 겹치는 곳. 한국과 중국 해안선을 경계로 중간선을 그으면 한국 쪽에 들어와 있지만, 현재로선 사실상 공해(公海)다. 1996년부터 14차례에 걸쳐 한·중 간 EEZ협상을 위한 회의를 열었지만 계속 결렬돼 2008년 11월 이후론 아예 회의조차 열리지 않았다. 중국은 이어도가 자기네 섬이라고 우긴다. 해안선의 길이나 조업인구 등으로 볼 때 중국 해역이란 주장이다. ‘쑤옌자오((蘇巖礁)’라는 중국 이름도 있다. 중국 해양순시선과 항공기가 수시로 순찰하기도 한다. 국제법에 따르면 양국의 EEZ가 겹칠 때는 양국이 합의해서 해결하도록 돼 있다.

            해양수산부 이시원 해양영토과장은 “중국 정부가 EEZ 협상에 응하질 않는다”며 “서해와 남해에서 한·중 간 경계가 분명해지면 불법 조업을 일삼는 중국 어선들의 활동무대가 좁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수부 “연구원 365일 상주시킬 것”

            이어도가 다시 한·중 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윤진숙 해수부 장관은 지난달 초 “이어도에 연구원들을 365일 상주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도를 유인(有人)기지화해 실효적 지배를 통해 해양영토 주권을 다지겠다는 뜻이다. 해수부는 올 4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해양영토에 대한 주권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해양영토관리법’을 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관할해역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방안과 권리를 법으로 명시해 일본·중국과의 해양 경계 분쟁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취지도 설명했다. 이어도 기지를 책임지는 국립해양조사원 관계자는 “이어도 기지를 대학 등 외부 연구기관에 개방하고 관리를 위한 상주인력도 두기 위해 관련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한국의 이어도에 계속 시비를 거는 이유는 이어도가 ‘보물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이어도 해역은 한·난류가 교차하는 황금어장이다. 이어도는 인근 12개 대륙붕 광구 중 4광구 내에 있다. 1969~2005년 진행된 4광구 자원탐사에서 석유 매장 가능성이 있는 지점 3곳이 발견됐다. 특히 주변에는 천연가스 72억t, 원유 1000억 배럴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상과 해양과학분야에서도 이어도는 소중한 존재다. 한반도를 지나가는 태풍의 54%가 이어도 반경 150㎞를 통과하는 태풍의 길목이다. 정부가 2003년 해양과학기지를 세운 이유다.

            이어도=최준호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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