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금희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이어도, 전설과 실존의 섬>이 시문학사에서 출간됐다. 지난 2009년 출간한 시집 <행복계좌>에 이어 8년 만에 두 번째 시집을 낸 것이다.
시인의 말에서 양금희 시인은 “가족과 대자연, 제주섬과 이어도, 평생을 사랑해야 할 소중한 존재”라면서 “우겨말하지 않아도 진실이라는 하늘은 손바닥으로 가릴 수 없음을 믿는다. 이어도가 그렇고, 시가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도, 전설과 실존의 섬> 시집은 제1부 ‘풍경의 틈을 엿보다’, 제2부 ‘이어도, 전설과 실존의 섬’, 제3부 ‘마음의 도화지에 그리다’, 제4부 ‘자연과 사물의 어깨너머’로 구성돼 있다.
1부 ‘풍경의 틈을 엿보다’와 관련해서 김필영 문학평론가는 “양금희 시인이 진리를 발견하려는 시도는 자신의 내면에 끊임없이 뿌리내리려는 관념의 지배를 방임하지 않고 떨쳐내며 대자연을 통찰하며 그 이면의 틈이라도 놓치지 않고 바라보려고 스스로를 낮추는 겸허의 자세에서 쉼 없이 시도된 것으로 여겨진다”면서 “1부에 시적 대상으로 포착된 것들 즉 풍경, 바람, 꽃, 햇살, 풀벌레, 담쟁이, 새, 청산 등 대부분 대자연의 존재를 그 대상으로 삼고 있음을 볼 때 그 의도를 가늠할 수 있다”고 평했다.
2부 ‘이어도, 전설과 실존의 섬’에서는 현재 제주에 살아오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직접 인터뷰한 것을 시의 형식을 빌려 10편의 시편을 더하여 함께 엮었다. 인터뷰를 한 사람들은 이어도를 실존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사람들과 전설상의 섬으로 인식하는 사람들로 양분할 수 있었다. 그들은 ‘이어도’가 과거에서 현재까지 제주인의 전통과 민속과 신앙 속에 그 당시마다 어떻게 현실로 존재해 왔으며, 실제적 삶 속에 역사적, 지리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사실성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자신의 체험과 어머니나 조상들의 삶에 투영해 밝혀주고 있었다.
3부 ‘마음의 도화지에 그리다’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바람이 불고, 꽃이 피고, 풀벌레소리가 들리는 밤이 있고, 새들이 허공에 길을 열어 창공을 날아가는 대자연이 펼쳐준 공간에서 불완전한 인간이 긍정적으로 순응하는 관찰자로 등장하고 있다.
4부의 시편들은 “자연과 사물의 어깨 너머로 관찰한 사유의 결과물”로서 4부에 등장하는 시편들도 큰 범주에서는 대자연의 일부이나 바라보는 관점이 1부의 시편들은 대자연의 틈을 보았다면 4부의 시편들은 자연과 사물의 어깨 너머로 관찰한 사유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