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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해 EEZ로 번지는 美中 충돌…韓中 해양경계도 암초 (뉴시스,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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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0건 조회 1,137회 작성일 21-02-1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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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양희철, 우리나라 해양관할권 개념도. 2021.02.05. (사진=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정책연구소 제공)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서해상에서 중국의 군사 행동이 잦아지고 있다. 이는 전 세계 해양 주도권 장악을 위한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서해까지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중국이 한국과 중국 간 해양 경계 협상을 염두에 두고 미리 움직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최근 합동참모본부와 해군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항공모함인 랴오닝호와 산둥호가 서해 우리 관할구역에서 해상훈련을 한 횟수는 약 20회였다.

            지난해 서해 우리 관할구역에서 함정·항공기를 동원한 대잠수함 훈련도 약 10회에 걸쳐 이뤄졌다. 중국 해군의 경비함은 동경 123~124도 사이 해역에 거의 매일 출몰하고 있으며 중국군 해상초계기가 이 해역 상공에서 거의 매일 여러 번 비행한다고 신 의원은 밝혔다.

            중국군의 서해상 움직임은 갈수록 과감해지고 있다. 중국 민간 어선이 남북한 사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근처에서 해오던 어업 활동은 줄어든 반면, 민간 학술기관의 해양조사선은 물론 중국 해경선과 중국 해군 군함 등 정부 선박들이 한중 간 중간선 동쪽에서 자주 출몰하고 있다.

            특히 발해만과 서해 등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 북해함대 사령부의 움직임이 수상하다. 북해함대는 최근 전력화를 마친 랴오닝 항공모함, 전략 핵잠수함, A055형 구축함의 모기지다.

            중국으로선 북해함대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서해를 장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이 주한미군 용산 기지를 서해와 접한 평택으로 이전하며 중국 견제를 공식화한 와중에 서해가 한미 연합군에 봉쇄당하면 북해함대를 제대로 쓸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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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이 이끄는 항모전단이 11일 일본 오키나와와 미야코지마 사이 미야코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으로 항행했다. (사진출처: 일본 방위성 홈페이지 캡처) 2020.04.12

            중국군이 집중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서해에 있는 한국과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xclusive Economic Zone, EEZ) 중첩구역이다. 중국은 배타적 경제수역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논란을 십분 활용해 서해에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EEZ는 국제사회에 도입될 당시부터 많은 논란을 안고 태어났다. EEZ와 관련해 가장 민감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바로 군사활동이다.

            EEZ 도입 당시 해양 강대국들은 공해의 자유에 해당하는 '항행의 자유, 상공비행의 자유, 해저전선 및 관선 부설의 자유, 기타 이 협약의 다른 규정과 양립하는 그 밖의 국제적으로 적법한 해양이용의 자유'의 범위 안에서 타국 EEZ에서 군사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상대적으로 군사력이 약한 연안국은 자신의 권리를 강화하고 주권을 EEZ로 확장하기 위해 타국의 EEZ 내 군사행동에 반대해왔다. 강대국의 군사활동은 환경과 생물자원의 손해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고 연안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므로 평화적 목적에 위배된다는 이유였다.

            바로 이 논쟁에서 최전선에 있는 나라들이 미국과 중국이다. 미국은 해양 강대국의 입장을, 중국은 연안국의 입장을 대변하며 대치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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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12일 오후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이 중국 청도에 있는 북해함대사령부를 방문해 송(宋)급 잠수함(1700톤급)을 둘러본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3.07.12. (사진=해군 제공) photo@newsis.com

            미국은 연안국의 EEZ 내 군사활동에 찬성한다. 미국은 군사활동이 관습국제법상 적법한 해양 이용의 하나로 인정됐었다고 주장하면서 모든 국가는 다른 국가의 EEZ 안이라고 하더라도 군사활동을 할 자유를 누린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다른 국가가 연안국의 허가 없이 연안국의 EEZ 내에서 군사활동을 거부하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EEZ 내 미국의 군사활동은 대(對)중국 군사작전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정보 수집을 가능하게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EEZ 대립은 단순한 말싸움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이 EEZ에서 대립한 사례는 2001년 미 해양측량선 바우디치함의 활동에 대한 퇴거 요구, 같은 해 미 EP-3과 중국 F-8 전투기 간 충돌, 2009년 미 해양감시선 임페커블함과 빅토리어스함의 활동에 대한 적극적 제재와 항의, 2014년 중국의 Su-27 전투기의 미 해군 P-8 정찰기에 대한 위협 비행, 2018년 미 구축함 디케이터함과 중 뤼양급 구축함 충돌할 뻔한 사고 등으로 적지 않다.

            한미 동맹의 일원인 한국은 미국과 중국 간 EEZ 갈등 와중에 불똥이 튈까 우려하고 있다. 미군 선박이 우리 서해 EEZ에서 활동할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국은 우리나라의 어느 지역이라도 군대를 배치하고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우리나라 EEZ 내에서 군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중국으로선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미 중국은 서해상에서 한미동맹을 자극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항공모함과 해상초계기 전개 외에도 중국은 한국과 중국 간 잠정적 중간선을 넘어 우리나라측 해역에 군함을 자주 출동시키면서 군사용 부표를 설치하는 등 행동을 하고 있다.

            자국의 공식적 입장이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연안국의 허가 없는 군사활동을 반대하는 것인 만큼, 중국은 자국의 활동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서해에서 최대한 넓은 배타적 경제수역을 확보하려 한다. 서해에서 한국과 배타적 경제수역 경계 획정이 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중국은 더 많은 영역을 차지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이 적극적으로 서해를 공략하는 반면 아직 우리나라는 EEZ 내 군사활동에 관해 공식적인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우리 해군 역시 서해 중간선 서쪽에서 군사활동을 하고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 배타적경제수역법과 해양과학조사법 등 국내법은 EEZ 안에서의 군사활동에 관한 내용을 아직 규정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EEZ 안에서 외국 군함이 군사활동을 하면 해당 국가에 항의하는 정도로 대응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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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한중 해양경계획정 국장급 회담이 7월22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개최됐다. (사진/외교부 제공)  photo@newsis.com

            이처럼 서해 EEZ가 한중 간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지만 해결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서해에서 한국과 중국의 연안 간 거리는 400해리(약 740㎞)가 되지 않는 곳이 있다. 이 때문에 양국이 EEZ를 확보하기 위해 자국 연안에서 200해리(약 370㎞) 떨어진 곳까지 선을 그으면 중첩되는 영역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국은 1996년 8월까지 14차례 국장급 회담을 열었지만 진전은 없었다.

            2014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 한중 정상 합의에 따라 실무자급이 아닌 차관급으로 격상해 협상했지만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현 정부 들어서도 2019년부터 차관급과 국장급 회담이 이뤄지긴 했지만 기준선과 작도법 등에 대한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해 EEZ에서 점증하는 중국의 군사적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법상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다름 해군사관학교 항해운용학과 교수(해군 대위)는 '배타적 경제수역 내 미중 군사활동과 우리나라에의 함의' 논문에서 "우리나라는 실제로 외국 함정의 활동을 감시하는 행위의 법적 근거를 만들고 동북아의 불안한 정세와 잠재적인 안보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대비를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EEZ 내에서 타군이 군사활동을 시행할 때 우리나라가 가지는 주권적 권리와 배타적 관할권을 해치는 경우라면 이를 제한하거나 금지한다는 명확한 국내법적 근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배학영 해군 양만춘함 부장(정치학 박사)은 '중국 해양세력의 서해상 활동증가와 우리의 대응 방향' 논문에서 "중국의 의도가 있는 서해상 활동 증가에 대해서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할 대응책을 깊이 검토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현재 진행 중인 배타적 경제수역 경계획정협상에서 불리한 상황을 맞게 되는 것은 물론 우리 해양주권의 상당 부분을 상실하고 우리의 운신의 폭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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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국립해양조사원은 오는 8월까지 약 5개월 동안 우리나라 최남단의 해양관측시설인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다고 30일 밝혔다. 2018.03.30. (사진=해양조사원 제공)yulnetphoto@newsis.com

            서해 EEZ 문제는 향후 이어도를 둘러싼 한중 간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

            주민욱 이어도연구회 연구위원은 '한중 해양갈등과 중국의 언론보도 분석: 이어도 논쟁을 중심으로' 논문에서 "한중 간 해양경계 획정문제는 양국 간 극명한 견해차로 인해 간헐적으로 이뤄지는 경계획정 회담만으로는 해결의 여지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한중 간 이어도를 둘러싼 논쟁에서 역시 이어도와 이 해역이 갖는 지리적, 경제적, 군사적 이점을 선점하기 위한 양국의 기 싸움이 뚜렷해 보인다"고 밝혔다.

            주 연구위원은 이어 "이어도 해역을 둘러싸고 자국의 대륙붕상의 영토라는 중국 주장과 배타적 경제수역 내 관할권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한국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며 "이어도 해역을 포함한 한중 간 해양경계 획정 문제는 양국 관계 발전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할 여지가 상당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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