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7월 30일> 2014 이어도해양아카데미를 다녀와서 > 언론 속 이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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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7월 30일> 2014 이어도해양아카데미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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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509회 작성일 14-08-0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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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관련 사진 \r\n
            ▲ 여객선 제주 성산포항에서 우도로 향해가는 여객선
            ⓒ 곽동운\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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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관련 사진 \r\n
            ▲ 해양아카데미 2014년 이어도 해양아카데미
            ⓒ 곽동운\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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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사나이 바다로 \r\n가다

            필자는 도보여행을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바다보다는 산을 더 자주 방문한다. 이 기사를 작성하기 전에도 \r\n계룡산에 있는 갑사를 탐방하고 왔다. 그렇다면 산 사나이가 왜 산이 아닌 바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가?

            필자는 지난 \r\n21일부터 23일까지, 제주도 일원에서 개최된 '2014년 이어도 해양아카데미'에 참석했다. '2014년 이어도 해양아카데미'는 사단법인 \r\n이어도연구회와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공동주최하는 행사로 이어도 문제뿐아니라 우리나라의 해양문화 전반에 대해서 고찰해 보는 행사였다.  \r\n

            해양아카데미는 실내 강의와 제주도 해양문화유적 탐방으로 나뉘어 실시됐다. 실내 강연에서는 이어도 문제에 대한 주변국들과의 갈등이 \r\n설명됐다면, 실외 탐방에서는 제주도 곳곳을 방문하여 해양문화를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문화해설자'는 민속학자이자 해양학자로 \r\n유명한 주강현 박사였다. 입담이 좋은 주강현 박사의 설명을 들으며 제주도의 해양문화를 둘러보니 느낌이 확실히 달랐다. 예전 단독으로 올레길을 \r\n걸었을 때는 그냥 스쳐지나갔던 물체들이 주강현 박사의 설명에 얹히니 새롭게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이래서 답사여행을 할 때는 어떤 문화해설자와 \r\n함께 가느냐가 무척 중요하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과 이어도

            '이어도가 진짜 섬인가. 그런데 왜 이어도를 가봤다는 사람이 없지? 그 섬이 무슨 아틀란티스 \r\n제국이야?'

            철모르던 시절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이어도가 섬이라는데 도대체 가본 사람도 심지어 본 사람도 \r\n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어도의 대략적인 위치를 단번에 짚을 수 있는 사람도 거의 보지 못했다.

            제주도 출신들에게 \r\n물어봐도 명쾌하게 답을 내놓은 사람들이 없었다. 그저 신비의 섬, 이상향, 돌아올 수 없는 섬 등등. 점점 더 깊은 '심연'으로 빠뜨리는 답들만 \r\n내놓았을 뿐. 지금이야 이어도가 어떤 곳인지, 또한 국제법상으로 어떤 지위에 있는지 깨닫게 됐지만 그때는 무척 혼란스러워 했던 것 같다. \r\n

            시간이 흘렀고 이어도는 깊은 심연으로 가라앉듯 필자의 머릿속에서 희미해졌다. 2003년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의 준공으로 잠깐 부양을 \r\n했으나 다시 희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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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관련 사진 \r\n
            ▲ 한국 방공식별구역 제주도의 서남단인 이어도 수역 부근은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r\n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된다.
            ⓒ 이어도 \r\n연구회\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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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깊은 심연 속에 가라앉아 있던 \r\n이어도가 다시 고개를 내밀게 된 건 작년 11월경이었다. 2013년 11월, 중국 공군이 방공식별구역(CADIZ)을 선포했는데 그 선에 이어도 \r\n수역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에 반발한 대한민국 정부는 12월에 이어도 수역을 포괄한 새로운 방공식별구역(KADIZ)을 선포하게 \r\n된 것이다. 2013년 12월에 선포된 확장된 한국의 방공식별구역에 의거하면, 이어도 수역은 한국, 중국, 일본 등 삼국의 방공식별구역이 \r\n중첩되게 된다. 지도상에 그어진 선들만 놓고 보면 이어도 수역은 동북아의 새로운 화약고처럼 보인다. 

            신비의 섬 \r\n이어도와 이어도해양과학기지

            이어도는 국토의 최남단인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49km에 위치한 수중암초다. 가장 \r\n위쪽으로 솟아 오른 부분이 해수면에서 -4.6m에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10m 이상의 높은 파도가 일어나야 이어도의 실체가 \r\n드러난다.

            하지만 옛날의 뻔한 선박기술로는 10m짜리 집채만한 파도를 견딜 수 있었던 고깃배가 없었고, 그래서 난파를 당할 수밖에 \r\n없었다. 즉 옛날에 이어도를 보았다는 것은 자신이 탄 고깃배가 큰 파도에 휩쓸렸다는 뜻이다. 큰 파도가 일어나야 이어도가 세상에 모습을 \r\n드러내지만 그 파도가 제주 어부들의 목숨을 집어삼켰던 것이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곳. 가려면 이승의 삶을 내려놓아야 하는 곳. \r\n그런 곳이 이어도였다. 남겨진 이들은 파도에 휩쓸려 이 세상을 등진 이들에게, 이어도가 안식처가 되어줄 거라고 생각했다. 자연사보다는 해난사고가 \r\n많아 시신을 찾지 못했던 제주도의 장례 문화 특성이 이어도 전설에 고스란히 스며들어간 것이다. 한마디로 제주도민들에게 이어도는 해원(解寃)의 \r\n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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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관련 사진 \r\n
            ▲ 이어도 해양과학기지 국립해양조사원 자료사진.
            ⓒ 곽동운\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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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환상의 섬으로만 인식됐던 이어도에 \r\n해양과학기지가 들어섰다. 이어도 수역은 명량해전이 있었던 울돌목만큼이나 조류가 심한 곳이라 해양기지를 만드는 것은 큰 모험이었다. 집채만한 큰 \r\n파도가 끊임없이 몰아쳤지만 당시 건설진들은 그런 난관들을 슬기롭게 극복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8년 만인 지난 2003년, 드디어 \r\n이어도해양과학기지는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도 기지는 태풍의 길목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기 \r\n8∼12시간 전에 이동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이어도 수역은 우리나라 해상 운송의 대동맥과 같은 곳이다. 그런 \r\n중요한 곳에 이어도 과학기지가 들어선 것이다.

            이어도기지와 한국 방공식별구역의 \r\n확장

            앞서도 언급했듯이 이어도 해양기지의 건립은 순탄하지 않았다. 작업공간의 한계뿐만 아니라 주변국들의 반대도 \r\n심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쑤옌자오(이어도의 중국명)가 전통적으로 자국의 관할에 속한다며 강하게 반발했었다. 실제로 중국이 주장하는 배타적 \r\n경제수역(EEZ)에는 이어도가 포괄되고 있다. 참고로 한국과 중국간에는 해상경계 조약을 맺지 않고 있다.

            2012년 11월. \r\n시진핑-리커창 체제가 공식적으로 출범한 제18차 당 대회에서 중국 정부는 '해양강국 건설'을 천명하였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역설했던 \r\n시진핑의 담화는 2013년에는 중국 공군의 방공식별구역(CADIZ) 선포로 현실화 됐고, 2014년에는 남중국해 시사군도에서의 석유시추로 \r\n강행됐다.

            현재 일본과 분쟁을 빚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는 제쳐놓더라도, 중국이 해상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건 \r\n주변국들과의 마찰이 불가피하하다는 뜻일 것이다. 황해바다부터 동중국해, 남중국해까지. 중국과 인접국들은 바다를 두고 서로 얽히고 설켜있기 \r\n때문이다.

            그러고보면 거친 파도 위에 우뚝 서 있는 이어도 해양기지는 참으로 고마운 존재다. 태풍의 진로를 미리 파악하여 육지에서 \r\n대비책을 강구할 수 있게 시간을 벌어주고, 우리나라 해상물류의 대동맥에서 등대의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r\n방공식별구역에 대항하여 한국의 방공식별구역이 재설정 됐을 때도 이어도해양과학기지는 큰 역할을 해주었다. 만약 이어도 기지가 없었다면 \r\n방공식별구역의 확장도 가능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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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관련 사진 \r\n
            ▲ 이어도 해양아카데미 이어도 해양아카데미 참가자들. 우도 등대를 탐방한 후 우도 올레길을 \r\n걷고 있다.
            ⓒ 곽동운\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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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는 \r\n해양강국인가

            이와 같이 해양아카데미에서는 이어도 문제와 우리의 해양문화에 대한 강연이 연속으로 이어졌다. 명확히 \r\n개념이 잡히지 않았던 이어도 문제와 제주지역의 해양문화에 대해 스스로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게 큰 도움을 받은 시간이었다.   \r\n

            대다수의 강의는 흥미진지해서 한 시도 강연자의 말을 놓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떤 강의는 필자를 깊은 '졸음의 심연'으로 \r\n인도하기도 하였다. '졸음의 심연'에 빠지기 않으려고 빰을 때리고, 허벅지를 꼬집고. 그런 내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니 이런 생각이 \r\n들었다.

            '역시 난 인도어(indoor)보다는 아웃도어(outdoor) \r\n체질이야!'

            글을 마치기 전에 독자들에게 한 가지 묻고 싶은게 있다.

            "우리나라가 해양강국인가?"

            예전 같았으면 필자는 우리가 해양강국이라고 말을 했을 것이다. \r\n세계에서 몇 개국 밖에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는 이지스 구축함을 보유하고 있고, 축구장 몇 배에 달하는 거대한 유조선도 척척 만드는 나라이기에 \r\n당연히 해양강국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좀 바뀌었다. 세월호 때문이다. 엄청난 해양사고가 일어난 지 100일이 \r\n넘었는데 아직까지 사고에 대해서 명쾌하게 밝혀진 게 하나도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해양강국인가. 엄청난 해양사고가 일어났는데도 누구 하나 \r\n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해양강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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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 우리는 해양강국인가?
            ⓒ 곽동운\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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