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 2013.11.10> 이어도 지키는 길? 무력 아닌 '머리'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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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 과학기지 10년] (4) 국가 간 지속적인 대화, 학술의 장으로 해법 모색해야
\r\n이젠 TV에서도, 날씨예보에서도 이어도를 쉽게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이어도와 그 위에 세워진 과학기지가 어떤 곳인지, 그 동안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우리에겐 어떤 의미인지 자세히 아는 이들은 드물다. 하지만 이어도를 놓고 중국과 영토분쟁이 있다는 건 어렴풋이 안다. 동북아가 한중일 사이에 영토분쟁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갈등 중심지로 부삭되고 있다. 독도를 사이에 둔 한일, 중국과 일본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 댜오), 러일간 쿠릴열도 분쟁도 이 지역을 갈등 지역으로 몰아가고 있다. 제주의소리는 동북아 갈등 중심지에 있는 이어도 과학기지 설치 10주년을 맞아 이어도의 발전적인 활용방안과 평화적인 문제해결방안을 몇 차례에 나눠 연재한다. 학술적 도움을 준 이어도연구회에 감사를 드린다. <편집자 주>
\r\n▲ 7일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김부찬 제주대 교수. ⓒ제주의소리 |
이어도연구회와 이어도포럼, 국립해양조사원은 지난 7일부터 이틀 간 제주 오션스위츠호텔에서 이어도해양과학기지 건립 10주년 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주제는 ‘아시아 지역 해양갈등 해결을 위한 도전’.
\r\n크고 작은 갈등이 도사리고 있는 동아시아 해역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학자들간 논의를 할 수 있도록 아예 판을 펼친 것이다.
\r\n이어도 문제와 관련돼 가장 최신의 논리를 형성하고, 해양 주권을 둘러싼 동북아 국가들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인 셈이다.
\r\n고충석 이어도연구회 이사장은 “이번 행사가 해양갈등의 시대적 상황에 대해 각 국의 학자들이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서로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소중한 기회”라며 “각 국의 다양한 입장을 진솔하게 토로하면서 동아시아 해역의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공동의 지혜를 모으자”고 문을 열었다.
\r\n이번 세미나에서는 이어도 문제에 대한 발전적인 논의와 함께 해양갈등을 겪고 있는 동아시아 각 국가들이 한 데 모여 눈길을 끌었다. 경계획정 논의를 무력이 아닌 학술과 과학적 근거, 토론으로 겨루는 셈이다.
\r\n김부찬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조연설 ‘동아시아 해양갈등과 이어도 문제’를 통해 이어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 논의를 제시했다.
\r\n김 교수는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에 대한 중국의 계속적인 문제제기는 동중국해에 대한 관할권 확대를 통해 해양력을 강화하려고 하는 구체적인 증거로 간주될 수 있다”며 “이어도문제는 국제해양법상 영유권 문제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를 단순한 해양관할권 문제로만 봐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r\n이어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해양법상 이어도와 그 주변수역에 대한 우리나라의 관할권 근거를 보다 분명하게 정립함으로서 최종적인 경계 획정 시 이를 우리 관할수역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r\n또 “그 이전이라도 이어도 해양과학기지 운용과 관련된 국제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국제적 승인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r\n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동아시아 해양 갈등의 해소와 관련해 필요한 것은 역내 국가들의 ‘법의 지배’를 바탕으로 동아시아 해양질서를 확립하고 해양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공동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역적 해양거버넌스’를 구축하고 힘이 아닌 법에 의해 분쟁이 예방되고 해결될 수 있도록 대화하고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r\n이 날 세미나에서는 이어도보다 훨씬 강도 높은 해양갈등을 겪고 있는 국가들이 직접 논의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린쳉위 대만중앙연구원 박사, 르 꿔이꿔이 베트남외교부 국가안보위원회 해양국장, 양즈위 중국 우한대 로스쿨 교수이 패널로 참석한 것. 게다가 주제도 ‘남중국해의 분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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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지역 해양갈등 해결을 위한 도전'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에 참석한 한국과 아시아 각 국의 패널들. ⓒ제주의소리 |
중국의 왕즈위 교수는 “남중국해에서 평화롭고 자유로운 항해를 보장하고 위험요소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관련국들이 신뢰구축을 위한 구체적 노력과 양자와 다자협력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n그러나 동시에 이 발표의 주제가 ‘남중국해에서 항해의 자유에 대한 회의적 시각의 근거’인데다 발표 중 남중국해 자유항해를 향유해야 될 당연한 권리라고 강조했다. 평소 자국 해군의 항행의 자유를 강조해왔던 입장과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r\n부 콩 가오 베트남 하노이대학 교수는 “효과적인 대안은 중립적인 3자에 의한 객관적인 조사를 토대로 민족감정과 결합된 주권의 문제와 경제적 이익과 타협의 문제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r\n평화적인 타협이 해결방안이라는 데는 모두가 입장을 같이 하지만, 어떻게 세밀하고 구체적인 과학적 근거와 국제법적 논리로 그 틈새를 메울 것인지는 이번 세미나가 내놓은 과제다. 동시에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데 있어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했다는 점은 이번 국제학술세미나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을 수 있다.
\r\n이어도연구회는 이번 세미나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들을 종합하고 논의를 확산시켜, 동아시아 해양갈등을 힘이 아닌 학술과 논리로 풀 수 있는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r\n이어도연구회는 2011년부터 해양 갈등 해결을 주제로 국제학술세미나를 열어왔다. 이번이 세 번째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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