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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양국이 이곳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는 배경에는 경제적·군사적 요충지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대만과 일본 사이 해역의 중앙에 있는 이곳을 차지하면 넓은 해역을 자국 영토로 삼을 수가 있다. 이 뿐 아니라 해양교통로 중앙에 있어 국가 안보적 측면에서도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10일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한다고 선포하면서 영토분쟁에 불을 지폈다. 일본 정부가 센카쿠 열도에 대한 국유화를 실행하자 중국이 자신의 영토임을 규정하는 영해기선 설정을 선포해 맞불을 놨다. 중국은 센카쿠 수역의 영유권을 공식화하고 영해 12해리, 경제수역 200해리, 최대 350해리에 달하는 대륙붕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법적인 근거를 갖췄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영토분쟁에는 양국 내 정치적 상황이 한몫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은 10월에 새 지도부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일본이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상황을 방관할 경우 민심의 역풍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중국은 특히 눈부신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주변국과의 영토분쟁을 확산시키고 있다.

광운대 신상진 교수는 “중국 지도부가 영토문제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일 경우, 국민의 강력한 지지를 얻기 어려워 강경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국력이 최근 증강하면서 대외문제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고 분석했다.

일본 내 정치상황도 중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일본은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에 중의원(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치르게 된다. 자민당은 현재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을 앞서고 있어 집권할 가능성이 크다. 극우성향의 아베가 총리에 오르게 되면 일본 정치의 우경화 흐름이 가속화할 여지가 큰 셈이다.

센카쿠를 둘러싼 중일 갈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일부에선 양국이 강경대응을 이어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중국이 동남아 국가와 영유권 분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과의 영토분쟁이 확대될 경우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아시아 복귀 전략에 힘을 실은 미국에 개입 명분을 줄 수가 있다.

광운대 신상진 교수는 “미일 안보동맹에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최대 무역국인 중국의 희토류 수출 금지 같은 경제보복도 우려되는 등 (양국이) 강경한 기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평택대 윤영미 교수는 “일본의 경우 센카쿠 열도는 지하자원이 많아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으며, 중국은 해군력 증강을 위해 명분이 필요하다. 양국 간 긴장 국면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