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012. 9. 21)전문가들 “영토분쟁 부른 모호한 유엔 해양법 고쳐야” > 언론 속 이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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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2012. 9. 21)전문가들 “영토분쟁 부른 모호한 유엔 해양법 고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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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968회 작성일 12-10-09 14:3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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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도 연구회와 대만 총통부 산하 중앙연구원 아태지역연구센터(CAPAS)는 20~21일 타이베이 난강구 중앙연구원 민족연구소에서 공동으로 <동아시아 해양의 지리적 특질과 해양법>이라는 주제의 국제세미나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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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시아 갈등 해법 국제세미나
            섬·암초 규정 애매해 자의적 해석
            이어도·오키노토리섬 등 갈등
            “무인도·암초는 근접 유인도 귀속”
            참석자들 ‘새 원칙으로 삼자’ 제안

            댜오위타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영유권을 둘러싸고 벌이는 중일간의 갈등은 자칫 군사적 충돌로까지 번질태세다. 한국과 일본의 독도 문제를 둘러싼 해묵은 갈등 이외에도, 한국과 중국 사이엔 이어도를 둘러싼 경계획정 및 영유권 논란이 몇년째 진행되고 있다. 이는 식민지 지배의 역사에서 기인하는 민족주의적 갈등의 문제로 표출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는 섬의 영유권 내지 그와 관련한 배타적 경제수역, 대륙붕 등의 해양 영토를 둘러싼 갈등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 이면에는 해양자원의 개발과 이용을 통한 경제적 이익 추구라는 국가적 목표가 잠재돼 있는 것이다. \r\n

            최근의 새로운 흐름은 이러한 영유권 분쟁이 한중일 세나라에만 국한되지 않고 동아시아 전역에 걸쳐 분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한 가운데에 중국이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동중국해의 영유권 문제에 대해 ‘핵심 이익’을 내세워 필리핀, 베트남 등 주변의 동남아시아 각국과 마찰을 빚어 왔다. 그런 점에서 최근의 영유권 분쟁은 중국의 부상과 맞물려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미국이 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면서 영유권 갈등은 미-일 대 중국의 패권경쟁과 중첩되며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r\n

            20~21일 타이베이 중앙연구원에서 열린<동아시아 해양의 지리적인 특질과 해양법>이라는 주제의 국제 세미나는 세가지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하나는 최근 중일 등 동아시아 각국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유엔 해양법의 국제법적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제주도에 근거지를 둔 한국의 이어도 연구회와 대만의 중앙연구원 아태지역연구센터(CAPAS)가 공동으로 세미나를 주최했다는 것이다.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어도 문제의 합리적 해결 방안을 모색해 온 이어도연구회가 대만쪽과 공동주체로 세미나를 연 것은 대만쪽이 한중일의 영유권 분쟁에서 한걸음 물러나 공동의 협력을 모색하려는 자세를 보여왔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1천여명의 석박사급 연구원을 아우르는 중앙연구원은 총통부 산하에 있는 대만 최고의 학술연구기관의 집합체다. 마지막으로 핵심 당사자라 할 중국쪽 참석자는 없었으나 이번 세미나에는 해양 분쟁의 직접당사자인 일본, 베트남 그리고 비교적 중립적인 대만과 해양법 분야에서 권위 있는 싱가포르의 전문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교환하는 드문 자리였다. \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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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법과 해양경계 획정을 둘러싼 갈등 \r\n

            유엔해양법 협약은 새로운 해양질서의 확립을 목표로 전 세계 150여 국가가 참여해 체결한 해양에 관한 헌법으로 불린다. 해양법 협약이 체결된 것은 30년전인 1982년이었다. 그러나 협약이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건 1994년 11월 16일이며, 그 효력은 협약 당사국이 아닌 나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협약의 내용이 기존의 관습법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내용들을 성문화시킨 경우에는 협약당사국이 아닌 나라들에게도 적용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해양법의 효력이 확대될수록 해양 관할권의 확대를 둘러싼 연안국 간 분쟁은 격화되기 시작했다. 그 원인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되고 있다. \r\n

            첫째, 연안국들이 영해의 범위를 확장하기 시작하면서 과거 공해였던 해역도 주권 및 관할권 안에 들어가게 됐다. 해양자원의 가치 특히 해양에서의 에너지 자원개발이 본격화되자 이들 연안국들은 전통적인 영해개념의 3해리와 기존의 대륙붕 개념에 더해 배타적 경제수역(EEZ)으로서 200해리까지 관할권을 확대하며 배타적 권리를 주장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연안국 간에 200해리경제수역의 해양경계가 서로 중첩되자 경계획정을 둘러싼 갈등이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둘째, 유엔해양법 협약이 불완전한하고 불명확한 규정으로 인해 분쟁의 소지가 커졌다. 특히 해양 경계획정 기준이 모호해 자의적인 해석의 여지를 열어놓았다. 또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법재판소 등을 통한 제3자 경계 획정 원칙도 일관성을 결여함으로써 혼란을 초래했다. \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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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대표적인 예가 섬과 암초의 기준이다. 현행 해양법 체제에서는 ‘수중암초’와 ‘암석’은 어떠한 해양 수역도 영유할 수 없으며 경제수역 획정을 위한 기선의 기점으로도 사용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바로 그 때문에 섬과 암초를 어떻게 구별하느냐는 매우 중요하게 됐다. 그러나 해양법 제121조는 암초의 기준을 “사람의 거주나 독자적인 경제활동을 지탱할 수 없는 암석”이라고 포괄적으로만 규정했다. 방호삼 전남대 교수는 해양의 특질에 관한 법적 지위에 관한 발표에서 해양법의 이런 포괄성, 모호함이 갈등의 소지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국은 쓸모없다고 방치했던 암초도 해양 과학 탐사기지 등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섬이라는 해양법적 지위를 얻으면 해양 경계획정의 기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r\n

            또한 해양법은 배타적 경제수역과 대륙붕 경계 획정의 토대가 되는 기선 설정 방식에서도 다양한 해석의 차이를 인정했다. 이 때문에 경쟁적으로 바다의 선 긋기에 나서면서 각자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해양법을 해석했다. 섬인가 암초인가, 섬이라면 그 섬의 영유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등등을 놓고 동아시아는 해양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된 것이다. \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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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키노도리시마를 둘러싼 섬과 암초 논쟁 \r\n

            우리의 이어도와 비교되는 일본의 오키노도리시마는 섬과 암초 문제를 둘러싼 논란의 대표적인 예다. 도쿄에서 남쪽으로 1,740㎞ 지점에 위치한 산호초인 오키노도리시마는 대부분 물에 잠겨 있으며 만조 때 바위 2개가 수면 위로 70㎝ 정도 드러난다. 그런 점에서 수중 암초인 이어도와는 다르다. 그러나 그 바위 2개의 면적은 약 10㎡에 불과하다. 일본은 이 조그만 바위를 ’섬’이라며 개발에 나섰다. 콘크리트 방파제를 설치한 다음 헬기장과 관측소를 만들었고, 많은 비판을 받으면서도 유엔에 공식적으로 섬으로 인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이를 일본의 최남단 섬으로 간주하고 이를 기준으로 국토 면적(약 38만㎢)의 66%에 이르는 25만㎢의 대륙붕을 설정했다. 이는 중국과 결정적으로 마찰을 빚어 왔다. 중국의 입장은 오키노도리시마는 암초이며, 암초는 대륙붕을 갖지 못한다는 해양법 규정에 입각해 대륙붕이나 경제수역 설정의 기점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도 중국과 마찬가지 입장이다. \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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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도 분쟁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접근 \r\n

            이어도는 해수면 아래 5m 아래 가라앉아 있는 수중 암초다. 그럼에도 이어도라는 섬으로 불려왔다. 제주도 전설 속에서 어부가 죽으면 가는 ‘환상의 섬’이라고 불리어 왔기 때문이다. 그 이어도가 전설이나 민요에서만 존재하는 섬에서 대한민국이 관할하는 해역이 된 것은 1951년 국토규명 사업의 일환으로 탐사가 진행되면서였다. 1970년 이어도 해역을 제7광구로 편입한 해저광물자원개발법이 제정됐고, 95년부터 2003년에 걸쳐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했다. 한국은 일본과 달리 이어도를 섬이 아닌 수중 암초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어도에 관측기지를 설치하자 중국은 일본처럼 인공섬으로 만들어 영유화하려는 것 아닌가라는 시각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중국은 2000년과 2002년 두 차례 걸쳐서 이어도가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 안에 존재한다면서 이의를 제기한 데 이어 2011년 7월엔 관공선 3척을 이어도 해역에 보냄으로써 분쟁화했다. \r\n

            이어도나 오키노도리시마를 둘러싼 이런 갈등은 자원 개발의 권리를 둘러싼 이해대립 이외에도 군사전략적 관점도 작용하고 있다. 강병철 이어도 연구회 연구위원은 이어도 오키노도리시마와 국제정치라는 발표를 통해 한국과 중국은 오키노도리시마 주변에 대한 배타적 경제수역 선포를 명백히 반대하고 있으나, 대만은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중국해군의 활동을 억제하고 유사시에 미 해군의 대만 접근을 용이하게 한다는 안보적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도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에는 중국의 안보적 이해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r\n

            (수중 )암초와 섬을 둘러싼 해양법적 해석을 주제로 발표한 로버트 베크먼 싱가포르국립대 해양법 교수는 “해양법 협약에 의하면 간출지(썰물때 드러나고 밀물때 잠기는 땅)와 수중 지형은 영유권 주장의 대상이 될 수 없지만 인공 섬으로 만들거나 건축 구조물을 설치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등 상대국가가 “배타적 경제수역 획정이나 대륙붕 권리 주장을 하는 수역과 겹치게 된다면 해양법에서 인정하는 섬으로서의 영유권 주장 등 일방적인 행동을 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결국 인공섬을 만든다고 해서 논란을 피할 수는 없으며 당사국간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이어도를 섬으로 규정하고 이를 기점으로 대륙붕이나 배타적 경제수역을 획정하려는 게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오키노도리시마와는 다르다. 그럼에도 이어도가 한국과 중국의 중첩되는 배타적 경제 수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r\n

            그렇다면 이어도를 둘러싼 한중간의 갈등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고충석 이어도연구회 회장은 ‘암초와 섬의 영토 분쟁을 위한 새로운 해결책’이란 발표를 통해 “일본의 제국주의적 야욕과 고대 중국의 문화제국주의 망령이 바다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면서 “무력 충돌의 위협에서 각국이 벗어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해양법 원칙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람이 살수 없는 무인도, 수중 암초는 거기서 가장 가까운 유인도에 귀속한다”는 원칙을 새로운 해양법 원칙으로 삼자는 것이다. 고 회장은 동남아의 나라들이 주장하고 있는 근접성의 원칙도 사실 이 제안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 원칙을 중국이 받아들일 수 없다면 경제수역이 중첩될 경우 중간선 원칙을 적용해 경계획정을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자는 것인데, 고 회장은 두가지 원칙은 서로 보완적이고 배타적이지 않으며, 어떤 원칙을 적용해도 이어도에 대한 한국의 권리는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어도는 한국의 남해 대륙붕에 위치하며 마라도에서 중국보다는 75해리 더 가까운 거리에 있다. \r\n

            최연홍 이어도연구회 연구위원도 “17세기 일본 도쿠가와 막부는 독도가 조선에 가까우니 조선의 섬이라고 선언했고 19세기 일본 메이지 정부는 오키나와가 일본에 복속될 때 댜오위타이(센카쿠) 섬을 함께 진상하려고 했으나 이 섬이 중국(대만)쪽에 가깝다며 정중히 거절했다”면서 “무인도나 수중 암초의 경우 가장 가까운 유인도에 귀속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r\n

            따라서 이에 따르면 이어도는 우리 대한민국의 배타적 경제수역 내에 있는 것이고, 해양법은 배타적 경제 수역에서는 경제적 목적이든 아니든 해상도시나 해상공항 등 여러 목적의 인공섬과 대규모 시설을 세울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또 해저자원의 탐사와 개발, 보존 및 관리를 할 수 있다. 이어도에 대한 한국의 관측기지 건설은 한국의 당연한 권리라는 것이다. \r\n

            송옌훼이 타이완중앙연구원 아태지역연구소 연구교수는 “이어도(국제적 명칭:소코트라 록)에 대한 중국의 해양 권리와 영유권 주장에는 명확성이 결여돼 있다”면서 “동중국해에 위치한 이어도에 대한 갈등 해결은 상대적으로 덜 복잡하다. 왜냐하면 중국과 한국은 영토 영유권에 관하여 분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암초를 둘러싼 관할권을 두고 갈등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하면서 “배타적 경제수역 및 대륙붕 경계 획정의 방법과 목적을 규정한 유엔해양법협약 74조와 83조에 의거한 해양 경계 획정안에 동의하기만 한다면 이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2006년부터 한국과 중국은 16차례의 회담에도 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송 교수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수많은 해역에서 중국이 영유권과 관할권을 주장하는 것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일”이라면서 “이들 바다에서 긴장을 감소시키고 평화를 유지할 책임과 능력이 중국에 있는 만큼 분쟁이 격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국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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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과 일본의 경쟁적 해양 관할권 확대 \r\n

            중국과 일본의 영해기선이 경계획정에 끼치는 영향과 영유권 분쟁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김현수 인하대 교수(국제법)는 해양법 협약의 근본정신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중국과 일본이라고 지적했다. 두나라는 해양에서의 자원 확보 및 영유권 확장 등을 목적으로 자국에게 최대한 유리하도록 해양법 협약의 규정을 확대 해석하고, 심지어는 일방적으로 자국에게 유리한 직선 기선을 사용하여 해양 관할권 확장 움직임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모든 해양수역 측정의 기준선이 되는 기선문제에 있어서 중국은 심각한 국가 이기주의 경향을 보여주고 있는데 김 교수는 이에 따라 경계획정에서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은 중국과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r\n

            이에 대해 스프라틀리열도(난샤군도)를 두고 중국과 분쟁상태에 있는 구엔 티안란 베트남 외교 아카데미 남중국해연구소 부소장은 무리한 관할 수역 확대를 제한할 수 있는 새로운 규범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각국이 크기나 위치에 상관없이 섬들 주변에 지나칠 정도의 배타적 경제수역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하고 결과적으로 이런 법 해석과 적용은 해양법을 왜곡하고, 국가간에 큰 착각을 만들어냈으며 국가간 충돌 해역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r\n

            그는 “스프래틀리열도(난샤군도)에 대한 가장 합리적인 해결방안은 200해리가 아닌 12해리만을 갖게 하는 것이며, 인접 국가들이 남중국해에서 이를 분쟁해결의 지침으로 수용할 수 있을만큼 현명해져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n

            타이베이/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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