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012. 10. 3)[기고] 동아시아 해양분쟁과 한국의 이니셔티브 / 고충석 > 언론 속 이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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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2012. 10. 3)[기고] 동아시아 해양분쟁과 한국의 이니셔티브 / 고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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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401회 작성일 12-10-0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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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충석 이어도연구회 이사장 전 제주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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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충석 이어도연구회 이사장 전 제주대 총장



            한·중·일을 포함한 아세안 국가들과 러시아 등은 자국의 해양 영유권 및 관할권을 둘러싸고 서로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다. 일차적으론 섬의 영유권, 영해, 배타적 경제수역, 대륙붕 등의 해양영토 및 관할권 문제가 주원인이지만, 그 이면에는 해양자원의 개발과 이용을 통한 경제적 이익 추구라는 국가적 목표가 숨어 있다. \r\n

            그 대립의 한가운데에 중국이 있다. 중국과 바다를 접하고 있는 14개국이 예외 없이 영토분쟁을 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동중국해의 영유권 문제에 대해 ‘핵심 이익’을 내세워 필리핀, 베트남 등 주변의 동남아시아 각국과 마찰을 빚어왔다. 최근의 분쟁과 갈등은 중국의 부상과도 맞물려 있다. 미국이 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면서 영유권 갈등은 미-일 대 중국의 패권경쟁 성격까지 띠게 됐다. \r\n

            현재 중국의 해양법 관련 정책은 국제법적 상식을 무시하는 듯하다. ‘기선’ 설정이 가장 큰 문제다. 기선은 영해의 바깥쪽 한계를 측정하는 데 기초가 되는 선이다. 접속수역이나 배타적 경제수역, 대륙붕의 한계 등 해양의 경계 획정은 모두 기선을 토대로 한다. 중국 정부는 자국의 주권 아래 있지 않은 도서에도 직선기선을 설정하는 등 해양법 협약의 원칙을 따르지 않고 있다. 이렇게 합리성과 적법성이 결여된 중국의 자세 때문에 한-중 배타적 경제수역 경계 획정 문제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어도 관할권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두 나라의 협상이 지난 16년간 합의에 이르지 못한 데는 이런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 이를 해결하는 데는 각국 정부 간 협상과 외교적 차원의 절충도 필요하지만 민간 차원의 의견 교환도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r\n

            이어도연구회와 대만 중앙연구원 아태지역연구소는 지난 9월20~21일 타이베이에서 공동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도 한국·일본·베트남·싱가포르·대만 등 동아시아 각국의 국제법 분야를 대표하는 학자와 전문가들이 해양법 원칙에 맞지 않는 중국의 과도한 직선기선 설정을 놓고 비판적인 토론을 벌였다. 또한 중국과 일본의 해양패권 논리에 학술적 차원에서 공동대응하기 위해 ‘원 오션 포럼’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이처럼 아시아 각국의 전문가들이 해양법의 해석과 적용을 통한 문제해결 방식에 동참하게 된다면 이는 곧 정부 차원에서의 움직임으로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r\n

            사실 관할권 분쟁이 있는 바다의 자원에 대해 현재로선 공동개발·공동이용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주권은 분할할 수 없지만 어업 및 자원개발은 공동 개발과 관리, 분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r\n

            지구를 흔히 5대양 6대주라고 하지만, 그 표면적의 약 70%는 바다다. 또 지구에 있는 물의 약 96%는 이들 5대양에 있다. 그러나 대륙과 달리 바다는 하나였으며, 본래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태평양·대서양·북빙양(북극해) 등 5대양은 모두 연결돼 있다. 국가간 경계수역은 있겠지만, 서로 연결된 ‘하나의 바다’(One Ocean)인 것이다. \r\n

            마찬가지로 동아시아의 바다도 대국이 독점해서는 안 되며 본래적 의미에서 공유돼야 한다. 한국은 동아시아 해양 영유권 분쟁에서 중국이 아시아 국가와 공존의 길로 나서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아시아 국가들 간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이런 인식을 공유하고 미래로 가는 협력을 모색하는 공론의 장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한국의 이니셔티브가 필요한 시점이다. \r\n

            고충석 이어도연구회 이사장 전 제주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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