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시와 악기를 사랑하는 한 기술자와 ‘제주 시 사랑회’(회장 김장명)가 주관하는 시 낭송회에 한 번 참석한 적이 있다. 이 기술자는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내면을 청정 지역으로 가꾸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으로 한길자동차를 운영하고 있다.
김 사장은 기술자로서 장인정신을 불태우면서 시·악기 등 예능에 조예가 깊으며, 아름다운 삶을 디자인·포장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 젊은이는 현실세계에서 시는 일상생활의 등대 역할을 하면서 삶의 방향 설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방향키라고 생각한다.
시 낭송은 소음을 정지·순화시킬 수 있는 여과지 작용 매체로 생각하면서 이를 실천하는 김 사장의 향피리는 악취나는 기체들을 쾌적한 산소 기체로 변환시키는 악기로 인식한다.
기술자로서 삶을 영위하면서 기술과 문학을 융합할 수 있는 멋있는 사람이 많은 사회가 윤택한 사회일 것이다. 이것이 현재 전 분야에서 지향하는 ‘하이브리드(hybrid) 사회’일 것이다.
시 낭송회 사회자가 “여러분! 왜 이어도가 우리 영토인지 아십니까?”라는 의미있는 질문을 했다. 어떤 대답이 나올지 궁금했다. 그날 시 낭송회는 ㈔ 이어도 연구회, 이어도 문학회, 제주인뉴스 등이 후원했다. 이들 단체에 관여하는 몇 분도 참석한 것 같았다.
한 순간에 흥분된 필자의 마음은 절망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 순간에 필자는 ‘큰 일 났구나!’라고 중얼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우리나라의 삼면이 바다와 호흡하고 있다. 특히 제주인에게 바다는 삶의 터이며, 우리는 바다를 품고 꿈을 개척해야 된다. 어떻게 해야 해양 주권을 강화하고 희망찬 아침에 용솟음치는 태양을 즐겁게 맞이할 수 있을까?
낭송자가 ‘이어도가 보일 때는’라는 시를 천천히 음미하며 읽는 순간 마음이 진정되기 시작했다. 이 시에 과거·현재·미래의 이어도 모습을 잘 담고 있는 것 같았다.
제주 여인의 쓰라린 염원으로 피어난 연꽃 기지, 해양과학 기지가 현실 세계에서 우리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제부터 우리는 이 연꽃 기지가 세계로 향하는 등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될 것이다.
“(……)제주여인들은 섬을 믿었다/ 저 바다 멀리 어딘가에 있는/ 아픔도 배고픔도 없는 연꽃 가득한 섬/ 남편과 아들을/ 고통에서 해방시키는 섬을/(……)이어도를 찾던 사람들이/ 전설을 넘어/ 마침내 이어도 해양과학기지를 세웠다/ 망망대해에 우뚝 선/ 제주여인의 기원으로 피어난 연꽃 기지”
이어도는 마라도에서 서남방 쪽으로 149㎞ 떨어져 있으며, 앞으로는 중국 측과 분쟁에 휩쓸릴 수 있기 때문에 확실한 대응 논리 자료를 충분히 확보해야 된다. 이 난관을 극복하고 국제무대에서 제주의 위상을 고양시키는 것은 우리의 책무이다.
시, 소설 등 문학 분야에서도 이어도의 표현에는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된다. 앞으로 모든 교재를 집필할 때도 역사·지리적 측면에서 과학적으로 자료를 수집·분석·정리·표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 곳은 해양광물 자원의 보고이어서 경제적 도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국익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이어도 주위는 수중 암초를 중심으로 이의 주변 해역과 확연하게 구별되는 독립적인 생태계 특징을 지니고 있어 과학적 연구 가치가 지대하다.
이제는 이어도는 전설이 아니고, 추상적인 시도 소설도 아니고, 즉 상상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현실적 품 속에서 찬란한 내일을 위해 용트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