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2012.10.18)[특파원 칼럼] 댜오위다오 분쟁의 교훈 > 언론 속 이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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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2012.10.18)[특파원 칼럼] 댜오위다오 분쟁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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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993회 작성일 12-10-1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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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영유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중·일 분쟁에서 일본이 수세에 몰려 있다. 일본 정부의 센카쿠 국유화로 양국 갈등이 폭발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일본 외교는 중국에 끌려가는 양상이다.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일본 부총리는 "중국 측이 이해해 주기 바란다. 우리는 센카쿠에 대한 중국의 관심을 이해한다. 필요하다면 내가 중국에 가겠다"고 했다. 당초 "센카쿠 문제엔 타협 없다"며 세게 나갔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도 이젠 "대화하자"며 꼬리를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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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국력 성장에 따라 외국과 분쟁이 벌어졌을 때 사용 가능한 정책 수단들이 풍부해졌다. 2010년 일본과 댜오위다오 분쟁이 붙었을 때는 희토류 수출 중단으로 순식간에 상대방을 제압했고, 유럽 각국과 인권 문제 등으로 분쟁이 붙으면 해당국 제품의 구매 취소 및 고위급 교류 중단 등으로 굴복시켜 왔다. 이번 댜오위다오 사태도 비슷한 양상이다. 이미 중국 시장의 일본 차량 판매량은 거의 반 토막이 났고, 일본으로 가는 중국 단체 관광객의 예약도 대부분 중단됐다. 중국 정부는 여기다 전국적인 반일(反日) 시위를 조직해 민족 감정을 자극한 뒤 적정한 선에서 시위를 잠재웠고, 관영 매체들의 반일 논조 수위도 외교전의 필요에 따라 철저히 조절했다. 자본주의 민주국가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통제력이다.

            중국은 "실력을 숨기고 자세를 낮춘다"는 과거의 '도광양회(韜光養晦)' 정책에서 벗어나 이제 "큰 나라로 우뚝 선다"는 '대국굴기(大國��起)' 정책을 댜오위다오 무대에서 보란 듯이 시연(試演)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국내 경기 침체와 우경화 바람, 독도 공방 등에 떠밀려 센카쿠 국유화라는 무리수를 두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결과론적으로는 중대한 외교 패착을 둔 셈이다. 중국 선박의 연이은 센카쿠 해역 침범으로 센카쿠 실효 지배가 국유화 이전보다 오히려 약화된 데다 올해 상당한 정도의 국내총생산(GDP) 감소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도 이번 대응 과정에서 지나치게 거친 모습을 보여 대외 신뢰도에 상처를 입었지만 일본의 피해에 비길 바가 아니다.

            중국에 와 있는 외국 외교관들은 이번 사태가 중국의 압승으로 끝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압승한 힘과 기세를 앞으로 주변국에도 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난사(南沙)군도는 이미 진행형이고 한국의 이어도와 서해 EEZ(배타적경제수역)도 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중국 매체들은 중국의 '핵심 이익(양보할 수 없는 중대 이익)'에 공식적으로 포함되지 않은 댜오위다오를 최근 슬그머니 핵심 이익에 포함시켜 보도하고 있다. 중국과 이어도 영유권 분쟁이 본격화하면 중국은 이어도도 임의로 '핵심 이익'에 포함시킬지 모른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수행해야 할 책무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국토 수호와 국민 보호 이상이 있을 수 없다. 지도자가 잘못된 외교 결정을 내리면 국가와 국민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댜오위다오 분쟁은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런 점에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우리 정치인들도 대중(對中) 정책 등 주변국에 대한 기본적인 외교 정책을 미리 국민 앞에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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