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2012.7.1)[특파원리포트] 中굴기와 고독, 그리고 한국의 외교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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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中굴기와 고독, 그리고 한국의 외교실종
환구시보는 이날부터 하와이에서 시작된 제23차 림팩(RIMPAC·환태평양훈련)에 중국이 초대받지 못한 점을 왕따의 대표사례로 꼽았다. 림팩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의 국제해군훈련이다. 올해 참가국은 러시아와 인도를 포함해 무려 22개국이며 종전보다 9개국이 더 불어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가운데 중국만이 이 훈련에 빠졌다. 이 신문은 미국이 여전히 유일 초강대국으로 세계에 어떠한 적수도 없다는 점을 과시하면서 중국을 주변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뿐 아니다. 지난달 중순 제주 남부 공해상에서 한·미·일 3국이 미 항모 ‘조지 워싱턴호’까지 동원한 연합군사훈련을 한 데 이어 서해에서도 한·미 군사훈련이 벌어졌다. 중국에 대항해 한·미·일 3각 동맹체제가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급기야 비슷한 시기 일본 의회는 원자력 기본법에 ‘국가 안전보장 기여’라는 문구를 추가해 핵무장으로 나아가는 길을 열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일본의 핵무장이 미국의 묵인 혹은 방조하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중국의 팽창을 막고자 하는 미국의 세계전략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r\n
전환기의 동북아, 강대국 세대결 격전장
외세에 운명 맡기는 역사 되풀이 말아야\r\n
외세에 운명 맡기는 역사 되풀이 말아야\r\n
“중국이 굴기(우뚝 섬)하면서 고독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지난달 29일자 사설을 통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중국이 왕따 처지로 몰리고 있다면서 평가한 말이다. 이날 중국에서는 선저우 9호와 우주인 3명이 지난 13일간의 우주비행을 통해 유인 도킹 등 화려한 우주쇼를 벌인 후 지구로 귀환해 축제분위기가 고조됐다. 앞서 유인 잠수정 자오룽(蛟龍)호는 지난달 27일 서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에서 7062m까지 잠수하며 최저기록을 경신했다. 중국이 우주와 해상 굴기를 선보이면서도 국제사회에서 왕따 처지로 내몰리는 딜레마를 고백한 셈이다.\r\n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지난달 29일자 사설을 통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중국이 왕따 처지로 몰리고 있다면서 평가한 말이다. 이날 중국에서는 선저우 9호와 우주인 3명이 지난 13일간의 우주비행을 통해 유인 도킹 등 화려한 우주쇼를 벌인 후 지구로 귀환해 축제분위기가 고조됐다. 앞서 유인 잠수정 자오룽(蛟龍)호는 지난달 27일 서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에서 7062m까지 잠수하며 최저기록을 경신했다. 중국이 우주와 해상 굴기를 선보이면서도 국제사회에서 왕따 처지로 내몰리는 딜레마를 고백한 셈이다.\r\n
주춘렬 베이징 특파원 |
이뿐 아니다. 지난달 중순 제주 남부 공해상에서 한·미·일 3국이 미 항모 ‘조지 워싱턴호’까지 동원한 연합군사훈련을 한 데 이어 서해에서도 한·미 군사훈련이 벌어졌다. 중국에 대항해 한·미·일 3각 동맹체제가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급기야 비슷한 시기 일본 의회는 원자력 기본법에 ‘국가 안전보장 기여’라는 문구를 추가해 핵무장으로 나아가는 길을 열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일본의 핵무장이 미국의 묵인 혹은 방조하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중국의 팽창을 막고자 하는 미국의 세계전략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r\n
문제는 한국외교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베이징 외교가의 한 인사는 “일본의 경제력 및 기술수준과 우경화 추세에 비춰볼 때 핵무장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고 북한도 이미 핵무기가 있다”면서 “향후 6자회담은 핵군축회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때 6자회담국 중 유일하게 핵무기나 우주기술이 없는 한국은 생존을 외부세력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로 전락할 수 있다.
한·일 군사보호협정 사태도 한국 외교의 부실상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례라 할 만하다. 베이징 소식통은 “한국이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미국의 종용에 협정체결을 서두르다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고 꼬집었다.\r\n
한·일 군사보호협정 사태도 한국 외교의 부실상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례라 할 만하다. 베이징 소식통은 “한국이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미국의 종용에 협정체결을 서두르다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고 꼬집었다.\r\n
베트남이 최근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면서 초강경책을 구사하고 있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베트남은 지난달 21일 난사(南沙)군도와 시사(西沙)군도를 자국 해양주권 관할 범위에 넣은 ‘베트남 해양법’를 통과시킨 데 이어 난사군도에 정찰기까지 띄웠다. 중국은 아직까지 섣불리 군사적 강공책을 쓰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이 미국의 아시아복귀 선언 후 아태지역에서 ‘고독한 처지’에 몰린 중국의 딜레마를 기회 삼아 영토주권 확보에 전방위로 나서고 있는 셈이다.
환구시보는 림팩에 대해 ‘미국이 우울한 현실을 달래기 위해 한바탕 벌이는 파티’라고 일축하면서 중국의 굴기가 멈추지 않을 것임을 자신했다. 중국이 머지않아 왕따 처지에서 벗어나 아태지역의 최강국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메시지다.
우리 정부는 중국과 논란을 겪어온 배타적경제수역(EEZ) 획정 및 이어도 관할에 대해 전략적이면서도 과감한 대응에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일본의 핵무장에 대해서도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기술 확보를 포함해 가능한 대책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우리는 19세기 말 일본을 포함한 열강의 패권 다툼 속에 휩쓸려 다니다 결국 주권까지 상실한 큰 불행을 겪었다. 지금 동북아 정세는 중국의 굴기에 이어 일본의 핵무장, 미·일 동맹체제로 이어지며 중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외세에 우리의 운명을 맡기는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한국 외교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r\n
환구시보는 림팩에 대해 ‘미국이 우울한 현실을 달래기 위해 한바탕 벌이는 파티’라고 일축하면서 중국의 굴기가 멈추지 않을 것임을 자신했다. 중국이 머지않아 왕따 처지에서 벗어나 아태지역의 최강국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메시지다.
우리 정부는 중국과 논란을 겪어온 배타적경제수역(EEZ) 획정 및 이어도 관할에 대해 전략적이면서도 과감한 대응에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일본의 핵무장에 대해서도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기술 확보를 포함해 가능한 대책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우리는 19세기 말 일본을 포함한 열강의 패권 다툼 속에 휩쓸려 다니다 결국 주권까지 상실한 큰 불행을 겪었다. 지금 동북아 정세는 중국의 굴기에 이어 일본의 핵무장, 미·일 동맹체제로 이어지며 중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외세에 우리의 운명을 맡기는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한국 외교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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