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투데이(2012. 5. 25)'이어도의 날' 조례 제정 "순탄치 않네" > 언론 속 이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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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 회의실에서 '이어도의 날' 조례제정에 관한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어도의 날' 조례 제정에 대해 제주도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제주도의회는 25일 오전 11시 도의회 교육위원회 회의실에서 '이어도의 날' 조례 제정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창선 제주도 해양개발과장은 "'이어도의 날'이라는 명칭 때문에 국토해양부와 외교통상부에서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굳이 분쟁 요소가 될 만한 용어 보다는 다르게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경찬 교육의원은 "정부와 논의가 된 것이냐"고 반문했다.

김 과장은 "최근 외교부와 국토부를 방문해 논의했다"고 답했다.

강 교육의원은 "구두로만 협의한 것으로 '이어도'라는 표현을 포기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간담회 중 김 과장이 이어도를 '수중암초'라고 정의하자, 조필형 여성애국운동대표가 강하게 문제제기하고 나섰다.

조 대표는 "해양과학기지가 지어진 이어도가 수중암초냐"며 "무슨 근거로 그같이 주장하는 것이냐"고 맞섰다.

김 과장이 "UN에서 명시한 섬과 암초의 규정에 의하면 이어도는 암초로 규정됐다"고 설명하자 조 대표는 "그 부분에 대해선 정부와 토론을 진행한 바 있는데 잘못 규정된 것으로 판명났다"고 주장했다.

김 과장은 "법에 근거해서 규정된 것인데 뭐가 잘못된 것이냐"고 반문하자 조 대표는 "법이 잘못됐으니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대표는 "지난 2003년 해양과학기지가 건설되기 전 제주도가 이어도에 관해 갖고 있던 자료는 고작 A4용지 한 장 분량 뿐이었다"며 "이같은 상태에서 단순히 이어도의 날 명칭을 써서 분쟁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쟁이 과열양상을 띠게 되자 강 교육의원이 중재에 나서 '이어도의 날' 명칭에 한정해서 논의를 진행했다.

제주도와 달리 이어도연구회와 제주학연구센터 소속의 이어도 관련 전문패널들은 '이어도'라는 용어는 반드시 포함돼야 할 것으로 강조했다.

논의 중에는 '이어도 향제', '이어도 문화의 날', '이어도 해양문화의 날'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이같은 의견 제시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는 "조례 제정 시기가 이르다"며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영방 투자유치과장은 "중국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입장에선 이같은 논란이 중국인들에게 부정적으로 다가설 수 있다"며 "이어도에 대한 정체성과 개념에 대해 아직 잘 모르고 있는 공무원들과 도민들이 있으니 사전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자 강 교육의원은 "그런식으로 따지면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것 자체가 중국인들이 싫어할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도 관광정책과와 제주지방경찰청 관계자도 조례 제정 시기가 이르다거나, 외교적으로 문제가 비화되지 않을까 우려를 표했다.

이날 간담회는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박규헌 의원과 교육위원회 강경찬 의원의  '이어도의 날' 조례 제정에 따른 공동발의에 앞서 민·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편 '이어도의 날' 조례 제정 움직임은 지난 8대 도의회 때도 있었다.

2008년 당시 조례안이 상임위를 통과할 시점에 중국과 국제적 분쟁이 일어나 결국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그 후 4년만에 다시 논의가 이뤄지게 된 것.

이번 조례는 2008년 상정됐던 조례 내용을 기반으로 '관광상품화 전략'이 추가됐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9월 임시회에 박 의원과 강 의원이  공동발의로 재입법 예고할 계획이지만 이같이 의견 수렴부터 난항을 겪고 있어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제주투데이>

<김명현 기자/저작권자ⓒ제주투데이/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