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투데이 (2012.5.18) '이어도의 날' 제정의 의의 > 언론 속 이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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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투데이 (2012.5.18) '이어도의 날' 제정의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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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639회 작성일 12-06-0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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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25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공고 제2012-18호로 ‘제주특별자치도 이어도의 날 조례’(‘이어도 조례’)가 입법예고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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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인의 영원한 이상향으로서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 낸 환상의 섬 이어도를 대내․외에 각인 시키고 제주특별자치도민의 자긍심을 높여나가고자” 1월18일(1952년 국무원 고시 제14호로 선언한 날)을 ‘이어도의 날’로 정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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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KBS의 정오 토론프로그램 ‘열린마당’에서는 ‘이어도의 날’ 제정에 대한 찬반토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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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래에 중국은 "‘이어도’는 동중국해 대륙붕 위에 있는 중국 대륙 해저의 일부분이며 중국 영해와 200해리 경제수역 내에 있는 중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최신 지도에 자국 해역에 표시하면서 영토분쟁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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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이켜 보면, '이어도'에 대한 논의가 일반화 공식화된 것은 1984년 봄 KBS 제주방송총국의 기획으로 ‘제주대학교-KBS 파랑도 학술탐사 팀’에 의해 이루어진 이른바 ‘파랑도(波浪島)’ 탐사가 그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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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제주도 최남단 마라도(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리(馬羅里))에서 149km지점의 바다 속의 암초가 확인되었고 보도 매체에서 이 암초를 ‘파랑도’ 혹은 ‘이어도’라고 명명하였다. 바다 밑 4.6m에 있는 수중암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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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7년 해운항만청은 '이어도' 등부표(선박항해에 위험한 곳임을 알리는 무인등대와 같은 역할을 하는 항로표지 부표)를 설치했는데 이것은 ‘이어도’ 최초의 구조물이고 그 당시 이 사실을 국제적으로 공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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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도에 정부에서는 '이어도'에 세계 최대 규모 국내 최초의 종합해양 과학기지를 건설하였다. 400평짜리 인공 섬의 모습으로 등장한 '이어도', 이제 '이어도'는 국가적인 요충지로서 우리나라가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다. 수중암초 '이어도'가 전설의 섬이 아닌 실체의 섬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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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바다 속에 실재하는 암초를 '이어도'라 이름 지어 부르는 것과는 별개로 ‘이어도’는 제주도민 의식 속 환상의 섬이다. 다음 민요에서 보는 것처럼 ‘이어도’는 강남 가는 해남 길의 절반의 위치에 있다. 이 관념을 현실 세계에 적용해보면 확인된 암초의 위치 방향이 그에 걸 맞는다. 그래서 '이어도'가 현실의 섬으로 등장한다하여, 어색함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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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이어 '이어도'허라. 이어허난 나 눈물난다. 이엿말랑 말아근가라. 강남가건 해남을 보라. '이어도'가 반이엥헌다.」(‘맷돌·방아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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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강남은 중국이고 해남은 남해항로를 말한다. '이어도'는 제주도 남서부 동지나해에 있는 전설적인 섬이다. 제주에서 중국으로 가는 고대항로에 있는데 이 항로를 운항하다가 이 섬의 격랑으로 난파되는 일이 많았고 그래서 '이어도'는 죽음의 섬이요 저승의 섬인 것이다.
            그러나 한편 제주의 다른 민요에서 보면 '이어도'는 풍요의 섬 극락의 이상향으로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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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복한 이여도, 미역한 이여도, 점복이영 메역이영 허여당, 우리 아들 공부시기키여. 이여싸나 이여도 가자, 이여도.」(‘해녀노래’)
            제주도민이 갖는 이상향 '이어도'의 관념은 그 척박한 현실의 고난을 이겨내는 정신적 기반이었다. 현실이 절실하면 할수록 더욱더 '이어도'의 관념은 절실해 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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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망의 섬 제주도는 '이어도'라는 관념을 통하여 부정의 부정, 희망의 섬으로 의제(擬制)되어 토착민의 삶의 세계가 된 것이다. 제주토착민들에게는 '이어도' 엑소더스 즉 섬을 떠나면서도 그 도달점은 스스로 부정했던 제주 섬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한자로 표기하여 「離於島」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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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해고도의 자기 폐쇄와 고독 속에 “제주 사람들은 바다로 단절되어 있는 상태로 제주도의 땅 자체만을 믿고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얼마나 닫혀있고 얼마나 외로운 것인가.……(토착민에게) 제주도는 아름다운 섬이 아니라 무서운 곳이다. 그러한 곳에서 사는 사람의 현실에 의해서 그들의 상상력의 최고 형식인 「이어도」가 창조된 것이다. 어떻게 '이어도' 없이 제주도에서 살 수 있겠는가.”(고은, ‘또 하나의 이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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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신화와 전설을 담은 '이어도'는 제주인에게 전설의 섬이자 이상향, 그 원초적인 힘을 자아내는 유토피아였다. ‘이어도’는 제주인들의 의식세계에 깊이 뿌리내린 제주인의 정신문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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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지리학적 측면에서 '이어도'의 전략적 가치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되기도 하지만 제주인의 이상향 '이어도'는 21세기 한국의 해양영토로서 국가적 주요 인프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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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제주인들이 '이어도'를 현실 속에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이유이고, ‘이어도의 날’ 제정은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인 장치의 하나가 될 것이다.<신행철 제주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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