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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문규칼럼]경술국치 100년과 이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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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0건 조회 2,275회 작성일 10-08-1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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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문규칼럼]경술국치 100년과 이어도


            ▲강문규 한라일보 논설실장

            해마다 광복절이 다가오면 언론에는 이를 주제로 한 기사가 넘쳐난다. 올해는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이 되는 해여서 더욱 그렇다. 본지는 지난해 '경술국치 100년-제주의 원풍경을 되살린다'는 제목의 기획기사를 연중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보도들은 우리의 국권을 불법으로 찬탈한 일제의 만행과 불법성을 일깨우고, 다시는 오욕(汚辱)의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국가적 결의를 촉구·다짐하기 위함이다. 그런 다짐은 올곧게 지켜져 왔는가 이어도 문제를 보자.

            이어도는 1984년 3월 17일 KBS탐사단이 파랑도의 위치를 처음 확인하면서 '전설속의 이어도'가 현실속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그러나 이어도 첫 탐사는 그 보다 30여년 전인 1951년 정부와 한국산악회가 해군함정을 동원하며 시작되었다.

            그 후 1960년대에는 서울대학교가 이어도 학술탐사에 나섰고, 1973년에는 민간인이 파랑도 점용허가를 신청하며 사회적 관심을 이끌었다. 이들 탐사는 실체 파악에 실패했고, 결국 1984년 KBS탐사단에 의해 정확한 위치가 밝혀졌다.

            이를 계기로 우리 정부는 이어도에 해양과학기지 설치에 나서게 된다. 그런데 이어도는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중국과의 EEZ협상에서 한·중 공동어로수역으로 획정되면서 또 다른 '독도 문제'로 번질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은 이어도를 '쑤예자오(蘇暗礁)'로 부르며 2000년대 들어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이어도해역 조사에 나선 뒤 "한국의 이어도 해양기지 설치 등은 일방적이고 법률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민간단체라고 하는 '쑤예자오 보위협회'는 한국이 자국령을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며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어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만큼 '조용한 외교'로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고 있다.

            이처럼 영토(이어도는 하나의 암초에 불과하지만) 문제는 일단 국가 간의 외교문제로 비화되면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속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선점이 중요하고 그에 따른 확고한 굳히기 전략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1973년 6월 서귀포시 거주 한광섭(당시 70세)씨가 제출한 '파랑도 공유수면 점용허가 신청서'가 정부의 영토에 관한 무관심으로 반려된 것은 대단히 아쉽다. 당시 한씨는 "파랑도는 북위 32도 10분, 동경 1백25도에 위치하고 있으며 두개의 암초로써 큰 것이 5백20ha, 작은 것은 3백90ha인데 자원개발상 이용가치가 있으니 점유허가를 해달라"고 신청했다. 그러나 한씨의 신청서는, 교통부가 해당 수역 탐사에 나섰으나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함으로써 무위로 돌아가게 되었다.

            한씨의 주장은 KBS탐사단이 11년이 지난 뒤 같은 해역에서 파랑도(이어도)를 확인함으로써 사실로 드러났다. 만약에 한씨의 신청 내용이 그 때 여러 차례의 탐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되고 정부가 점용허가를 내주었다면 어떠했을까.

            오늘날과 같은 이어도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이 이어도를 자국령(自國領)의 암초라고 주장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이후이기 때문이다. 그랬다면 한·중간의 EEZ는 이어도를 완전히 우리의 권역에 포함시키는 것을 전제로 경계가 그어졌을 것이 아닌가.정부가 '조용한 외교'를 펴거나 '떠들썩한 외교'를 펴거나 아무래도 좋다. 그게 검은 고양이든, 흰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될 일이다.

            그런데 구체적인 위치와 면적 등을 민간인이 제시 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확인 않고, 결국 이어도 문제의 빌미를 낳은 것은 너무 개탄스러운 일이다. 한씨가 신청한 날을 이어도의 날로 지정해 영토 지키기의 뼈아픈 교훈으로 삼는 것은 어떨까.

            2010/8/17-한라일보-강문규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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