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엔에 '대륙붕 보고서' 3년째 제출 안해
페이지 정보
본문
유엔, 분쟁 해소위해 2009년 요청
동중국해 대륙붕 관할권 대립, 중–일은 수백쪽 보고서 제출
8쪽 예비보고서만 낸 외교부 "연말 내년 초에 정식 제출"
동중국해 일대 대륙붕 관할권을 둘러싸고 한국과 대립 중인 중국과 일본이 지난 2009년 각각 수백쪽짜리 '대륙붕 보고서'를 만들어 유엔에 제출했으나, 우리 정부는 8쪽짜리 예비 보고서만 제출한 채 3년째 본 자료를 준비 중인 것으로 18일 밝혀졌다.
그동안 중국은 제주도 남서쪽의 이어도가 자국이 관할하는 대륙붕의 연장 선상에 속한다는 주장을 강화해왔다. 또 일본은 석유와 천연가스가 많이 매장돼 '아시아의 걸프'로 불리는 제주도 남쪽 일본 오키나와 부근의 한일공동개발구역(JDZ)에 대한 공동개발을 거부하고 있다.
▲ 中“이어도, 중국 대륙붕에 연결됐다”… 중국은 마라도 남단에 위치한 수중 암초 이어도가 자국의 대륙붕에 연결됐다고 주장하며 인근 해역(海域)에 대한 권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6일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에서 제주 해경대원들이 위기대응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유엔은 대륙붕 관할권으로 인해 발생한 각국 간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2년 전 51개국에 대륙붕 보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당시 일본과 중국은 각기 자국 영토의 두 배가 넘는 대륙붕 관할권을 주장하는 정식 보고서를 제출했다. 대륙붕에 대한 권리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8쪽 분량의 예비 보고서만 제출했다. 유엔이 예비 보고서만 제출한 나라에 대해 다시 올해까지 정식 보고서를 제출해 달라고 했으나 정부는 아직 제출하지 않고 있다.
박 의원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7년간 20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해 수백쪽 분량의 영문보고서를 만들어 외교통상부에 건넸는데도 유엔에 제출이 안 됐다"며 "외교 마찰을 피한다는 핑계로 외교부가 대륙붕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대륙붕 보고서의 제출시한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도 예비 보고서를 제출해 정식 보고서를 제출할 권리를 확보했으므로 연말이나 내년 초 보고서를 내면 된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 군산 앞바다 부근의 바다 분지가 우리 대륙붕과 맞닿아 있는데도 중국이 이를 '남황해 분지'라고 부르며 석유 시추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박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서 밝혀졌다.
또 한일(韓日) 양국 간에 대륙붕 관할권 문제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아 JDZ의 석유·천연가스 공동개발이 이뤄지지 못하는 사이, 중국이 이 부근에 가스전 4곳을 운영하며 우리 대륙붕 내의 가스까지 가져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방일(訪日)을 계기로 일본과 JDZ 자원의 공동개발 문제를 제기하려 했으나, 일측의 반대로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륙붕
대륙붕은 '대륙의 가장자리'로서 육지의 지질(地質)과 특징을 그대로 갖고 바다 쪽으로 발달한 지층 구조를 가리킨다. 국제해양법은 해안에서부터 200해리까지를 특정 국가의 대륙붕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대륙붕 경계 안에서는 당사국의 배타적 자원 개발 권리가 인정된다. 다만 육지에서 이어진 지층 구조가 200해리 지점에서 끝나지 않고 같은 모양의 지층이 자연적으로 계속될 경우, 최대 350해리 지점까지 추가로 대륙붕 한계를 설정할 수 있어 분쟁의 소지가 되고 있다.
2011/9/19-조선일보-김진명기자
- 이전글독도·이어도 영공에서 유사시 전투기 10%만 작전가능 11.09.21
- 다음글한국 EEZ 선포 15주년..해양영토 중요성 커져 11.09.16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