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제주섬, 이어도>이어도 시집의 작품 감상 > 언론 속 이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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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하나의 제주섬, 이어도>이어도 시집의 작품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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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927회 작성일 11-06-1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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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하나의 제주섬, 이어도>이어도 시집의 작품 감상

            파랑도

            박천호

            누가 내게 하잘것없는
            거창한 이름 주려 하는가
            누가 내게 갈매기 똥칠한
            남루한 몸뚱이 내보이려 하는가
            시뻘건 동판에
            부질없는 이름 석 자 담금질하여
            사정없이 날카로운 못질 하는가
            시도 때도 없이
            눈빛 서러운 돌멩이 던져
            엉덩이 비벼댈 자리 만드는가
            나를 본 사람
            내 그림자 밟은 사람
            다시 살아 돌아가지 못하리라
            내게 필요한 건
            불러줄 가련한 이름도
            금 그어 나눠가질 자리도 아닌
            파도에 일렁이는
            태고의 바람소리일 뿐
            나 여기 있지만
            아무도 날 본 이 없는
            아스라한 전설이고 싶을 뿐.


            해설
            이 섬은 더 이상 척박한 고난의 적지가 아니다. 앉은뱅이 풀꽃에도 설문대의 축원이 담겨있는 땅. 백록담 높은 기상에도 오백나한의 기도가 스며있고, 남녘 하늘 노인성이 지켜주는 땅. 평화 와 안식의 숨결이 선인들의 비원에 서려있다. 제주 사람 가슴마다 살아있는 이어도가 아스라한 전설의 문을 열고 성큼 걸어 나와 누구에게나 그 숨은 내력을 역설한다. 꼴이 이렇다 저렇다, 실체가 있느냐 없느냐, 떠들어대는 무리를 준엄하게 꾸짖는다. 이어도는 이어도이다. 사람의 말로 자연을 희롱하지 말라. 사람의 눈으로 삼라만상을 다 봤다고 하지 말라. 사람의 발길로 온 세상을 다 밟았노라 허풍 떨지 말라. 이어도가 파랑도가 되고, 파랑도가 이어도가 되어도, 그 섬은 태고적부터 제주사람이 세상살 이를 풍요롭게 하도록 점지된 영토이다. 시인의 호통이 하늘에 닿는다. .

            박천호
            시집「이별 없는 이별」,  1994창조문학 신인상 수상, 1996년 한국문인협 회 지부장 역임


            2011/6/14-제주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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