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공선들 "여긴 중국 영해" 무력 시위 > 언론 속 이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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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관공선들 "여긴 중국 영해" 무력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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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0건 조회 1,468회 작성일 11-10-3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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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관공선들 "여긴 중국 영해" 무력 시위
            이어도 요원들 "쫄지말자 여긴 우리땅이다"

            <해양강국의 전초기지, 이어도를 가다④>손가락 들어 맞대응도
            담수화 장치 고장 '물과의 전쟁' 곤혹…머리 감느냐 놓고 토론

            바다는 신천지(新天地) 개척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해저광물, 해양식량, 바다에너지 등과 같은 바다가 인류를 위해 감춰둔 선물을 먼저 차지하기 위해서다. 이에 각 나라들도 대륙에서 바다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해양경찰의날 기념식에서 “정부는 2020년까지 세계 5대 해양강국으로 성장하려는 원대한 목표를 갖고 있다”고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미래의 한반도는 중국-일본을 잇는 환황해권의 중심이자 러시아-중앙아시아로 뻗은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 경제권을 연결하는 경제고속도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단국인 우리나라는 북으론 휴전선에 가로막혀 있어 글로벌한 무한 경쟁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바다를 포함한 국토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최남단 이어도(離於島)를 우리의 해양영토로 지키고 보존하는 일이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미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주변국들도 바다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얼마나 바다의 자원을 확보하고 개발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달라진다고 판단, 해양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어도는 우리의 해양진출의 관문을 여는 교두보이자 디딤돌이다. 이곳에선 한중일 해양패권을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일리안>은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4박5일간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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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일 국립해양조사원 이어도종합과학기지에서 태풍 무이파의 피해를 입은 각종 시설과 설비의 보수작업이 수중과 기지 곳곳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출렁이는 바다로 이어도기지의 그림자가 비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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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일 국립해양조사원 이어도종합과학기지에서 다이빙팀 김용회, 박병수 팀원이 수중작업을 위해 다이빙 준비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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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일 국립해양조사원 이어도종합과학기지에서 다이빙팀이 수중작업을 위해 잠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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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일 국립해양조사원 이어도종합과학기지에서 태풍 무이파의 피해를 입은 각종 시설과 설비의 보수작업이 수중과 기지 곳곳에서 진행된 가운데 다이빙팀을 통해 수중의 상태를 확인한 김태헌 조사원과 유지보수팀이 심각한 표정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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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후 3시. 여독을 풀 새도 없이 기지 복구작업이 시작됐다. 다행히 유통기한이 2년 지난 즉석비빔밥을 먹고도 탈이 난 요원은 없었다. 이어도 기지 생활을 버티려면 '철벽 위(胃)'를 가지고 있어야한단다. 각각 맡은 임무에 따라 3층 셀라데크와 5층 헬리데크 등으로 흩어졌다.

            가장 시급한 것은 해수담수화장치 복원이었다. 바닷물을 민물로 만드는 이 장치는 기지에 필요한 생활용수를 공급해 왔다. 이를 '복구하느냐 하지못하느냐'에 따라 기지 생활의 질이 달라진다.

            "이거 고쳐야 화장실 쓸 수 있어요."

            아직까지 화장실 사용은 '금지사항'이다. 이 때문에 1~2층 작업자들은 난데없는 '봉변(逢便)'을 당할 수 있다. 방심하던 기자도 피해자였다. 맑은 하늘에 물줄기가 쏟아졌다. "이게 웬 봉변이냐!"

            기지 아래 해수면과 맞닿는 해수펌프는 지난 8월 태풍 '무이파'에 쓸려갔다. 유지보수 담당인 정희룡, 김홍열 씨는 3층 셀라데크에 자리를 펴고 앉아 해수펌프 연결 작업을 벌였다. 거센 파도에도 펌프가 소실되지 않도록 와이어를 꼬아 파이프에 연결했다. 손바닥의 굳은 살이 벌게지도록 힘껏 와이어를 당겼다.

            이들이 서울에서 공수해온 장비는 기지까지 어렵사리 도착했다. 1m 길이의 모터가 달린 해수펌프는 어른 팔뚝 두께의 둥근 철제로, '휴대용 미사일'과 비슷한 모양이다. 다른 장비들도 '군용 무기'와 흡사하다. "공항에서는 이걸 반입하지 않으려고 하죠. 딱 봐도 무기 같잖아요." 배에 실려 멀리 돌아온 '귀하신 몸들'이다.

            맑은 하늘에 물줄기 "이게 웬 봉변(逢便)이냐!"

            반대편에선 다이빙팀이 다음날 잠수를 위해 이른바 '탱크'로 불리는 공기통과 고무보트 등 각종 잠수장비를 점검했다. 공기를 압축해 탱크에 채우는 일은 박병수, 박동섭 씨가 맡았다. "공기를 수십 배로 압축하기 때문에 위험한 일이예요. 이게 터지면 기지 반쪽이 날아갈 걸요."

            레귤레이터(호흡기), 부력조절기, 다이빙 슈트-부츠 등 각종 다이빙 장비가 바닥에 길게 늘어섰다. 하나하나 점검하는 모습이 전장에 나서기 직전 군인과 같다. 팀원 간 서열도 확실하고, 맡은 임무에 대한 구분도 명확했다. 다이빙팀장인 김성민 씨는 팀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렸지만, 팀원들은 그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군인처럼 "목숨을 내놓고 하는 일"이기 때문이란다.

            5층 헬리데크에선 하윤철, 김승환 씨가 '무이파'로 파손된 각종 관측장비를 점검했다. 풍향풍속계와 염분, 이산화탄소 측정기 등 각종 관측장비가 꺾이고 부서져 널브러져 있었다. "그동안 다른 태풍에는 다 견뎠는데, '무이파'는 이기지 못했어요. 워낙 셌던지라... 장비는 전면 교체할 수밖에 없어요." 이번 보수작업에만 열흘이 넘게 걸릴 예정이다.

            중국 어선이 지켜보는 가운데 '반쪽' 태극기 교체

            기지 맨 꼭대기에 걸린 '반쪽' 태극기를 교체하는 일은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김태헌 씨는 작은 비닐에 쌓인 태극기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태극기를 거꾸로 다는 일이 없도록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이어도 매서운 바람에 쓸려 '반쪽만 남은' 태극기가 내려지고, 태극무늬 선명한 새 태극기가 이어도 기지 정상에 내걸렸다.

            하윤철, 김승환 씨도 작업을 멈추고 태극기를 향했다. '해외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는 말은 우리의 영해인 이곳에서도 통했다. 가슴 한켠이 뭉클해지는 것은 기자만이 아니었다. 분명히 우리 의지와 기술로 망망대해에 세운 과학기지이지만, '우리땅이다'고 당당히 말할 수 없는 복잡한 현실이 가슴속에 교차됐다.

            이어도는 마라도에서 동중국해 쪽으로 149㎞ 거리에 있고, 중국 섬 퉁다오(童島)로부터는 247㎞ 떨어져 있어,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중 중간선의 우리 쪽에 있음에 대해 이의를 달 수 없다. 하지만 중국은 연안국의 경제주권이 인정되는 배타적경제수역(EEZ)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 우리와 중국은 명확한 경계 획정을 하지 못한 채 잠정적으로만 해상구역을 서로 나눈 상태다.

            우리의 EEZ 내에 이어도가 있고, EEZ에서는 경제적 목적이든 아니든 해상도시나 해상공항 등 여러 목적의 인공시설을 세울 수 있다. 우리가 이어도에 해양과학기지를 세우면서 우리의 영토와 영해임을 확인하고 또 선언한 것이었다. 중국은 이어도가 풍부한 지하자원과 어업자원을 가진 것은 물론 군사 요충지라는 점을 뒤늦게 알고선 생떼를 쓰기 시작했다.

            수시로 이어도 기지 주변에서 무력시위를 폈고, '힘의 논리'를 내세워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지난해엔 이어도 남서쪽 800m 지점에서 침몰선박 인양작업을 하던 한국 업체의 작업 현장에 중국 관공선이 나타나 작업 중단을 요구하는 등 수차례 횡포를 부렸다. "여기는 중국 영해"라며 사사건건 딴죽을 걸었다.

            태극기가 이어도 기지 정상으로 올라가는 사이에도 중국 어선들은 기지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그들은 이어도 기지 상황을 수시로 체크하고 당국으로 보고한다고 한다. 울분이 치솟았다. 일본의 '독도 도발'은 정치적으로 활용되는 등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중국의 '이어도 도발'은 아직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울분은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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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일 국립해양조사원 이어도종합과학기지에서 태풍 무이파의 피해를 입은 각종 시설과 설비의 보수작업이 수중과 기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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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일 국립해양조사원 이어도종합과학기지에서 서쪽 수평선 너머로 해가 저물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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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땅 찾은 중국 관공선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듭시다"

            이어도 기지 '중국 도발'에 얽힌 일화도 있다. 지난해 중국 관공선이 수시로 나타나 시비를 걸어올 때였다.

            당시 이어도 기지를 담당했던 국립해양조사원 소속 한 조사원은 주변에 중국 어선이나 관공선이 출현하면 모두 하던 일을 잠시 멈추게 했다고 한다.

            "자~ 다들 하던 일 멈추시고, 우리땅에 찾아온 것들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들고 있읍시다. 일 보다 이게 더 중요해요."

            투철한 애국심을 가진 이어도 요원의 '작은 항의표시'였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손가락 욕'이 통했는지, 중국어선 선원들이 긴 막대기를 들어 위협하는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고 한다. '명언'이 남겨졌다. "쫄지 마라. 여긴 우리땅이니깐."

            중국은 "우리가 대륙도 크고 해안선도 긴데 한국과 똑같이 나눌 수 없다"며 이어도가 자국 영해라고 우기고 있다. 유엔 해양법 등이 정한 원칙은 제쳐두고 힘의 논리를 거듭 펴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행태는 '무릇 하늘 아래 있는 것 치고 중국 것이 아닌 게 없다'(普天之下 莫非王土)는 그들의 세계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파도, 바람보다도 이어도 기지를 위협하는 '것들'은 따로 있었다. 이번 취재기간 동안 '무이파'로 인해 외부 침입을 차단하는 전동 사다리가 고장 났고, 기지 내 계단 마다 설치된 침입감지 센서도 제기능을 하지 못했다. 기지에 접근하게 되면 자동으로 나오는 경고방송 시스템도 먹통이었다. 대문을 활짝 열어놓은 기지는 중국 어선의 침입에 무방비였다.

            TV, 인터넷, 휴대전화 안돼…생각보다 아늑한 3평 침실

            대한민국 최남단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장관이었다. 이어도 요원들에겐 고된 하루를 잊게 하는 청량제였다. 저녁식사를 마친 요원들은 대부분 각자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이어도 베테랑'들은 노트북에 영화와 음악 등을 넉넉하게 다운받아 왔다. 무료한 밤을 달래기 위해 책을 준비한 요원도 있었다.

            이어도 기지의 밤은 기대 이상으로 아늑했다. 침실은 총 2개로, 3평 남짓한 크기에 이층침대 2개를 나란히 놓은 아담한 공간이다. 12명이 생활하기엔 그 공간마저도 부족했다. 기지 내 최연장자인 정희룡 씨는 식당에 간이침대를 펴고 자는 불편함을 감수했다. 기자도 그 옆에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망망대해 위 좁은 공간에서 생활해야하는 기지의 '특수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폭발'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특히 기상악화 등으로 인해 예정보다 기지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질 경우, 요원들의 성격이 예민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보수점검 등을 돕기 위해 기지를 찾은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밤마다 기지주변을 돌면서 이상한 행동을 하고, 평소와 달리 갑작스럽게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요원도 더러 있었다고 한다.

            원래 기지에선 인터넷과 위성방송 청취도 가능했다. SK텔레콤이 기지국을 설치해 휴대전화도 이용할 수 있었다. '무인기지'로 요원들이 두 달에 한 번꼴로 방문하지만, 최소한의 편의시설을 갖췄다. 하지만 이번엔 태풍 무이파가 각종 장비들을 쓸고 가는 바람에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덕분에 밤마다 '이야기 꽃'을 피웠다.

            '머리를 감느냐 마느냐' 두고 토론 벌여

            이튿날 밤 4~5명의 요원들이 식당에 모여 토론을 벌였다. 토론주제는 '머리를 감느냐 마느냐', 또 '감는다면 며칠에 한번씩 감느냐'였다. 해수담수화장치를 복원하지 못해 모두들 '물 부족'을 호소하던 상황이었다.

            "저는 일주일 정도 안감아도 참을 만합니다.", "그래도 이틀에 한번씩 감는 게 어떨까요.", "소금기 때문에 머리가 너무 간지러워서 힘들어요."….

            토론이 익숙한 정치부 기자였지만, 너무나 어려운 주제였다. 고작 '무상급식', '정치자금법 개정', '안철수 현상' 등을 두고 토론을 벌여왔다. "머리를 감을지 여부를 두고 토론을 하다니..." 여의도에서 벌어지는 그 어떤 토론보다 중요하고 절실했다. 결국 머리를 이틀에 한번은 감되, 이 역시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몸싸움 한번 없이 민주적으로 결론을 도출했다. 양치질은 '물 한컵 사용'이 오랜 불문율이다.

            샤워는 다이빙팀만 할 수 있었다. 바닷물에 들어가야 하는 작업의 특성상 샤워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마저도 최소한의 물을 사용했다. 이 때문에 이어도 기지 어느 곳에서도 '다이빙팀이 근처에 다가왔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들만이 향긋한 '비누냄새'를 풍겼다. 나머지 요원들은 담수화장치 복구 전까지 물티슈로 몸을 닦았다. 이른바 '물티슈 샤워'다.(계속)[이어도 해양기지 특별취재반 = 데일리안 이충재 기자/박항구 사진기자]

            2011/10/30-데일리안-이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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